[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삼성물산이 확 떴다. 그룹의 종가(宗家)지만 삼성전자에 가려 소외되다가 최근 사업구조 재편과 삼성SDS 상장계획 발표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삼성물산은 삼성SDS 지분 17.08%를 상장 과정에서 현금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 상장을 계기로 현재 삼성SDI인 최대주주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로 바뀌어 회사의 격이 높아질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SDS는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률이 떨어지는 신주 발행보다는 구주 매출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소액주주 지분률이 30%를 넘는 만큼 주식 분산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굳이 주식을 더 발행할 필요성도 낮다. 결국 17.08%를 보유한 삼성물산, 7.88%를 가진 삼성전기의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 등 3남매는 지분 가치를 좀 더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사업상 협력을 위해 지분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삼성물산이 지난 해 장부에 기록한 삼성SDS 주식 1321만5822주의 가치는 9159억4900만원이다. 주당 6만9307원이다. 공모가가 이보다 높기만 하면 차액이 고스란히 올 해 삼성물산 이익으로 잡히게 된다.
삼성물산의 수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6%를 가진 주요주주이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등의 최대주주다. 그런데 현재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가 지배하는 삼성SDI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라는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돼 있다. 삼성은 최근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계열사 지분이 많아 소(小) 지주회사로 불리는 삼성물산 지분을 이 부회장 등이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SDS 상장으로 아무리 현금을 많이 마련해도 지분 1%의 가치가 2조원이나 되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기에는 부족하다. 대신 삼성전자 지분을 4% 넘게 가진 삼성물산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편이 훨씬 낫다. 현재 시가총액 10조원대인 삼성물산 주주 구성은 삼성SDI 7.18%, 삼성생명 4.65%, 이건희 회장 1.37% 등으로 삼성 특수관계인 지분률이 14%에 불과하다. 2조~3조원이면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한편 이부진ㆍ이서현 사장이 각자 자신들의 몫인 호텔ㆍ유통부문과 패션ㆍ서비스 부문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삼성SDS 지분을 활용할 수도 있다. 두 사장도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를 제외하면 계열사 보유 지분이 없다. 현재 삼성 관계사의 호텔신라 지분률은 17.1%로 시가는 5600억원이 조금 넘는다. 삼성에버랜드 내 패션부분 자산은 약 1조원인 인데, 30%의 지배력을 가지려면 3000억원이면 족하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 12%의 가치도 3340억원 정도다. 삼성SDS 주가가 20만원까지 오르면 이 부회장은 1조7400억원, 이부진ㆍ이서현 사장은 각각 60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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