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육군 훈련소에서 의료사고로 사망한 고(故) 노우빈(당시 21세) 훈련병의 모친 공복순(49) 씨는 “우리 아들이 사육장의 돼지처럼 비참하게 죽었다”며 울부짖었다. ‘뇌수막염’에 걸린 훈련병에게 ‘타이레놀(해열제)’ 두 알 처방을 내린 군 의관에 대한 울분이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우리 군에서는 반복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010년까지 해마다 평균 126명의 군인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마다 1명의 장병이 숨지는 것으로, 이 가운데 의료사고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현재 우리 군의 사단의무대 의무시설이나 진료능력 등이 취약하고, 초기 응급처치와 후송 시스템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우선 장기 군의관이 부족하다. 현재 복무 중인 군의관은 2200여명으로 이들 중 95%는 의무복무 기간 3년을 채우면 전역한다. 군의관의 의학적 판단을 도와줄 보조인력도 전무하다. 이 때문에 군의관 부재 시 긴급환자가 발생하면 효과적인 대처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
여기에 대대-연대-사단 의무대-군병원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후송체계는 신속한 진료를 어렵게 한다. 이렇다 보니 군에서 복무하는 직업군인들조차도 군 병원이 아닌 민간병원에서 치료받기를 원한다.
군 의료사고는 가족들에게도 불행의 씨앗이 된다. 의료사고 병사 가족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후진적인 군 의료시스템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이웃국가 일본 자위대만 보더라도 병사가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없거나 치료능력이 없을 때 외부병원과 원활한 체계 유지로 신속성과 첨단의료 지원을 보장하고 있다.
국방부의 군 의료시스템 개선 의지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의 영웅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전투에 진 지휘관은 용서받아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했다. 맥아더가 지적한 경계는 결코 적의 습격에 대비한 경계만을 지목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언제라도 전장에 나갈 태세가 된 건강한 병사를 준비하는 일도 경계다. 아픈 병사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지휘관은 마땅히 문책하고 책임을 지워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