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는 지금도 수많은 걸그룹이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 생겨나거나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있다.
어떡하든 튀어보려는 걸그룹의 치열한 경쟁은 이제 안쓰럽기까지 하다. 걸그룹 소속사도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찾아내려 매일 아이디어 회의를 거듭한다고 한다.
소속사의 거듭되는 회의의 결과 극단적인 결론이 도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 ‘멤버 교체’ 카드다.
멤버(선수) 교체? 축구나 야구 같은 스포츠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을 가요계, 그것도 아이돌 걸그룹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스포츠 게임에서 멤버 교체는 그야말로 지고 있는 팀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최후의 수단 중 하나다.
이러한 최후의 수단이 과연 가요계에서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멤버 교체는 기존 이미지에 신선함을 불어넣고 새로운 팬층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먼저 멤버 교체로 최근 가장 효과를 본 팀을 꼽으라면, 단연 걸스데이다. 2010년 7월 5인조 걸그룹으로 새롭게 가요계에 등장한 걸스데이는 데뷔 무대인 KBS ‘뮤직뱅크’에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가창력으로 논란에 휩싸이는 등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이후 걸스데이 소속사는 두 달 만에 지선과 지인의 탈퇴 소식을 전하고 지금의 멤버인 유라와 혜리를 새로 영입해 멤버를 교체했다. ‘그저 그런 걸그룹’으로 남아 있던 걸스데이는 멤버 교체 후 6개월도 안돼 ‘반짝반짝’과 ‘한번만 안아줘’를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정상급 걸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최근 ‘나를 잊지마요’를 공개한 걸스데이는 지해가 개인 사정으로 탈퇴를 선언하면서 멤버 교체 없이 4인조로 재편됐다.
그 이전 원더걸스와 카라 역시 멤버 교체 이후 더욱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원더걸스의 원년 멤버 현아는 오히려 소속을 포미닛으로 옮겨 그룹과 솔로 활동으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최근 신인 걸그룹 중 EXID(이엑스아이디)와 타히티가 기존 멤버의 절반을 새로운 멤버로 교체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극단적인 멤버 교체 카드가 모든 걸그룹에 ‘정답’은 아니다. 팬덤이 가장 중요한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멤버 교체는 자칫 팬층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고, 나아가 멤버의 동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기 걸그룹 티아라는 초창기 멤버 교체 이후 승승장구했지만 뒤늦게 합류한 화영의 탈퇴로 인해 오히려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기획사는 남이 한다고 우리도 해볼까 하는 식의 멤버 교체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멤버는 소모품이 아니다. 스포츠야 교체된 선수가 얼마든지 다음 경기에 다시 나설 수 있지만, 가요계는 다르다. 보다 신중한 결정과 전략이 필요한 때다.
대중문화 칼럼니스트/dheehong@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