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오는 21일로 15년이 된다. 1997년 이후 우리나라는 적극적인 위기극복 노력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고 외화보유액을 16배 가까이 늘리는 등 안전망을 확충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양극화, 고용의 질 악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세계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성장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분배구조 역시 15년 전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20일 한국은행, 통계청,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외환위기 당시 6.1%였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3.7%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과 국회 예산정책처는 1990년대 6.1%이던 잠재성장률이 2000년 이후 4%대로 주저앉고, 2010년 이후 3%대로 더 내려갔다고 추정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그만큼 경제의 활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인구구조 변화로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투자도 보수적으로 돌아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질성장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마이너스 5.7%로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나서 2003년(2.8%), 2008년(2.3%), 2009년(0.3%) 등 3%를 밑도는 일이 잦아졌다. 올해 성장률도 2.4%에 머무를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성장률 역시 3%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971년부터 외환위기 전까지 우리나라가 3% 미만 성장률을 기록한 때는 ‘석유파동’이 덮친 1980년(-1.9%)이 유일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완전히 다른경제가 됐다”며 “대내외 악재로 저성장 기조가 몇 년은 더 갈 것”이라고 봤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성장률은 세계 경제의 호황에 힘입어 ‘V’자 반등했다. 그 덕에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010년, 2011년 세 차례 2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평균소득은 늘었지만, 양극화 경향의 분배구조 악화는 외환위기 이후 되레 심해졌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도시 2인가구 시장소득 기준)’는 1997년 0.264에서 지난해 0.313으로 상승했다. 전체 인구 중간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대적 빈곤 인구의 비중도 8.7%에서 15.0%로 두배 가까이 커졌다.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외환시장의 체질은 비교적 개선됐다. 1997년 말 204억달러로 사실상 바닥났던 외화보유액은 지난 10월 말 3235억달러로 16배 늘었다. 1997년 12월 하루에 달러당 130~140원씩 오르내리던 환율변동폭은 지난달 3.2원으로 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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