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ㆍ김현일 기자]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해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발생한 열차 추돌사고 원인에는 매년 되풀이 되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헤럴드경제가 최근 3년간 매년 발생한 열차 추돌사고를 조사해본 결과, 이들 사고 모두 열차 기관사의 규정 위반과 종합관제소 직원의 업무태만이 빚어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11월 부산 지하철 3호선에서 고장으로 철로 위에 멈춰선 열차를 견인하러 갔던 구원열차가 앞 열차를 추돌해 100여명이 넘는 부상자를 낸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열차 견인 운행수칙에 따르면 견인 차량은 시속 25㎞ 이하로 운행하다 견인대상 차량이 시야에 들어오면 5∼10㎞로 서행해야 하지만 당시 후행열차(견인차량) 기관사는 시속 52㎞로 과속 주행하며 규정을 위반했다.

당시 종합관제소 근무자의 경우에는 후행열차 기관사에게 선행열차(고장차량)가 멈춰선 위치정보 안내와 운행속도 지시를 하지 않는 등 업무를 태만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2013년 8월 발생한 대구역 열차 추돌사고의 경우에는 무궁화호 기관사가 정지 신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출발해 같은 방향으로 가던 KTX의 옆면을 들이받았다. 이어 또 다른 KTX 열차가 탈선한 열차와 부딪히면서 삼중 추돌이 일어나 승객 18명이 부상을 입고 열차운행에 큰 차질을 빚었다.

규정상 무궁화호는 KTX가 역에서 완전히 빠져 나갈 때까지 정차해야 하는데, 무궁화호 기관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특히 당시 대구역 관제소는 1차 추돌 후 4분이 지나도록 새로 진입한 KTX 열차에 사고를 알리지 않아 2차 사고를 막지 못했다.

이달 2일 발생한 서울 상왕십리역 사고의 경우 선행열차 기관사는 예정시각보다 1분30초 정도 출발이 지연되는 데도 이를 종합관제센터에 보고하지 않았다.

메트로 내부 규정에 따르면 열차가 지연되고 있거나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기관사는 지체없이 관제소에 이같은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 종합관제소 근무자는 운행상황판을 예의주시하면서 운행열차에 대해 종합적ㆍ전반적 감시와 통제를 해야 하지만 사고발생 약 2분 후 승객이 승강장 비상전화로 신고한 후에야 상황을 인지했다.

전문가들은 안전불감증이라는 우리 사회의 ‘만성질환’ 때문에 매년 똑같은 원인의 열차 추돌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황윤원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우리 사회는 대형 사고가 발생해야 그제서야 관련 기구나 제도를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안전불감증으로 돌아가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시간이 걸려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국민성의 개선, 시민의식 함양 등 선진의식을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