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9일 청와대 측에 수사기한 연장을 신청한다. 이 대통령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14일까지로 예정돼 있는 1차 수사기간이 15일 늘어나 29일 수사가 종료된다.
특검이 수사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결정한 이유는 아직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헤칠 만큼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사 초반부터 사건 주요 관련 인사를 소환하고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지만 특검이 갈 길은 아직 멀다. 부지 구입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개입 및 지시 여부, 부지 매입 자금 출처 등 풀어야 할 핵심 의혹이 남아있다. 이를 위해 특검은 영부인 김윤옥(65)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 방침을 정하고, 궁극적으로는 이 대통령에 대한 조사 역시 배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청와대 등 관련자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9일 소환 조사하려했던 이상은 다스 회장의 부인 박모 씨가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현재 변호인이 설득 중이지만, 박 씨가 나오지 않는 대신 서면을 통해 일방적인 입장을 전달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청와대 경호처는 수사에 필요한 관련 서류를 조작ㆍ은폐하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청와대 경호처 직원 3명을 해당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한편 윗선 개입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청와대 측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온 만큼 연장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이 대통령 역시 만만치 않은 정치적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특검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을 초기부터 예상해 수사에 속도를 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 씨와 김 여사에 대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 아닌, 편법 증여에 따른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형 씨는 부지 매입 과정에서 자기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은 채 대출을 받아 12억여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별다른 자산 없는 시형 씨가 자신의 능력으로 그처럼 거액을 갚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증여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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