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수료ㆍ기간 장기화 등 은행 해외 송금 애로사항 이용
-3년 동안 227억여원 불법 송금…1억2000여만원 챙겨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파키스탄 노동자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수백억원을 불법 송금해준 이른바 ‘환치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에 체류 중인 파키스탄 노동자 400여명으로부터 해외송금을 의뢰받아 지난 3년간 227억여원을 파키스탄 현지로 불법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위반 등)로 파키스탄인 A(32)씨를 구속하고 송금 의뢰인을 모집한 B(38)씨 등 18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파키스탄 현지에서 총책 역할을 한 C(45)씨 등 5명을 지명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본국으로 송금을 의뢰한 파키스탄인 노동자들이 차명계좌로 임금 등을 보내면 일단 현지에 준비해 둔 자금으로 지정한 가족에게 해당 금액을 지급했다. 이후 차명계좌에 모인 송금액으로 중고 컴퓨터를 구입해 파키스탄으로 수입한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파키스탄 노동자들의 임금 등을 본국으로 사실상 불법 송금했다.
이들이 지난 3년간 불법 송금한 금액은 227억여원에 달한다. 현지 통화로 5만루피(약 65만원)당 3-5%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현재까지 확인된 금액만 1억2000여만원이다.
경찰은 이들이 해외 송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이용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송금을 의뢰한 노동자들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은행에 비해 빠른 시일 내에 송금이 가능하고, 직접 찾아갈 필요 없이 통장에 돈을 입금하면 바로 송금을 해주는 편의성 때문에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근로현장이 은행과 멀리 떨어져 있어 은행 이용이 쉽지 않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외 송금을 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불편이 적지 않다. 이런 점을 노린 불법 송금 수법이 만연하고 있다”며 “검거된 조직 이외에도 국내에 다수의 환치기 조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