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뉴타운 출구 전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경기도 부천의 한 재개발 사업장에서 대우건설을 대표로 하는 시공사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352억여원의 매몰비용(사업 진행 과정에서 투입된 비용)을 청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뉴타운 구조조정 과정 중에 시공사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수백억 원대의 매몰 비용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5월 경기도 수원113-5구역(권선5구역)에서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조합에 매몰비용을 청구했으나 당시 청구 금액은 41억원으로 부천 재개발이 9배가량 크다.

매몰비용 청구는 실태조사가 한창 진행 중인 서울시 내 뉴타운 지역에서도 조만간 벌어질 전망이어서 뉴타운 구조조정에 따른 매몰비용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 춘의1-1구역의 공동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재개발 조합 측에 최근 ‘조합설립인가 취소 처분에 따른 계약해지 통보 및 손해배상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정식으로 발송했다. 이 사업지는 조합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합해산 동의서를 제출해 지난달 17일 부천시로부터 조합설립 취소를 고시 받고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시공사들은 공문에서 “재개발 정비사업의 도급계약이 부천시에서 지난달 17일 고시한 조합설립인가 취소로 인해 계약관계가 유지될 수 없게 됐다”며 “이는 조합 측에서 공사도급 가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것과 다름없는 것이어서 계약 조항에 따라 시공사들이 대여한 대여 원금과 대여금 이자, 시공사선정 총회비,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금 등을 합해 352억2000만원을 즉시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시공사 측은 “공문 수령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이 돈을 상환해야 하고, 이 기간 이후부터는 고율의 연체이자를 적용할 것”이라며 “돈이 정산되지 않으면 시공사 측에서는 즉시 조합과 조합원을 상대로 한 강제집행절차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합원당 5000여만원 가량의 매몰비용을 청구받은 조합원들은 해당 시공사가 조합원들의 집을 강제 경매에 부치겠다고 공식 통보하자 커다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매몰비용 부담 여부를 두고 재개발 찬성파와 반대파 간에 내분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은 부천시를 상대로 조합설립인가 취소를 무효로 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키로 하고 소송 비용을 모으고 있지만, 재개발 찬성파와 반대파가 서로에게 사업 무산 책임을 떠넘기며 대립하고 있어 진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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