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도’라는 작은 섬에서 태어나 자란 한 소년은 놀 거리가 없어 형이나 누나가 보고 둔 소설이나 동화책을 수십 번씩 읽는 게 전부였다. ‘독서’가 유일한 놀이였던 소년은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을 쯔음 자연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훗날 그는 산림청과 사단법인 ‘무궁화 사랑’에서 주최하고 한국 소설가 협회 주관으로 열린 제 1회 무궁화 대축제에 단편 소설 부문 ‘꽃보다 사람’을 출품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는 사업가 겸 작가 박호남씨의 이야기다.

박호남(작가)
무궁화 문학상 대상 박호남 작가, “내 맘 속 ‘무궁화’는 경찰”
박호남(작가) 무궁화 문학상 대상 박호남 작가, “내 맘 속 ‘무궁화’는 경찰”

그는 유통 관련 강의를 나가고 있을 만큼 유능하고 인정받는 유통 사업전문가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쭉 글로 써왔다. 누구를 위함이 아닌 단지 스스로를 위해서.

“젊어서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갖가지 어려움과 실패, 성공까지 다 겪었죠. 그 과정에서 내가 매순간 느꼈던 것들에 대해 표현할 길이 없어 가끔씩 나름의 글로 남겨두죠. 아무 형식 없는 그냥 글요. 그러던 중 ‘나이 들어서는 뭘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시집을 내보라고 하더라구요. 그 말에 그동안 써온 글들을 하나씩 추리던 게 어느새 시집을 등간하게 됐죠. 현재도 책으로서 출간을 하진 않았지만, 12권정도 분량의 써놓은 단편들이 있어요.”

“모든 제 작품의 큰 의의는 지금까지 내가 느꼈던 것을 적게라도 타인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거예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제 작품에는 작은 내 얘기를 풀어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굳이 글로써 베스트가 되겠다는 욕심은 없어요.”(웃음)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써 전달하고 싶었던 그는 본인의 생각과 신념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해 써 내려 갔다. 그렇게 탄생한 그의 첫 단편 소설 ‘꽃보다 사람’은 1000여 편이 넘는 기존 소설가들의 작품 사이에서 당당히 대상 수상의 쾌거를 기록했다.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창작활동에 정진하던 그가 서술한 단편 ‘꽃보다 사람’은 경찰과 검사, 범죄와 사회 정의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로 다뤄졌다. 어떠한 생각과 의도에서 쓰게 된 건지 물었다.

“흔히 무궁화하면 ‘일제시대’의 느낌을 많이 갖죠. 그래서 이런 생각을 탈피하자해서 생각하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무궁화는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늘 낮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경찰’을 떠올렸죠. 그들이 수사에 있어 어떠한 외부적인 힘으로 장애를 받는 모습, 초라한 모습들, 권력에 의해 뭔가가 희석 되어 버리는 모습들을 보고 앞으로 그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 갈 수 있기를 희망하는 의미에서 쓰게 됐어요.”

그는 부정적 권력과 지위로 인해 정의를 잃어가는 현 사회 구조를 그의 소설 속 허구의 인물에 빗대어 간접적으로나마 그가 느끼고 생각하는 정의에 대해 소통하고자 했다.

“실화를 미화해서 풀었어요. 극 중에서 아들은 검사, 아버지는 경찰인데 사회적으로 둘을 위, 아래로 나눠 판단하죠. 이러한 사회적 부패에서 벗어나 정의를 주장하고 싶던 아들은 검사를 포기하고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경찰복을 입게 되죠. 그런 부분에서 과연 진정한 정의란 뭔가에 대해 풀고 싶었어요.”

그는 이전 출간했던 시집 ‘구멍난 항아리’에 자신이 손수 촬영한 사진들과 함께 직접 쓴 시를 담아내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뛰어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다. 그는 성공한 사업가이며 동시에 작가로서의 멀티 포지셔닝을 완벽하게 성공해냈다.

“욕심 많게 생겼죠. 참 신기하게도 신은 하나는 줘도 둘은 안줘요. 그래서 사람은 늘 아쉬움뿐인데 그 아쉬웠던 부분들을 글로 담는 거예요.(웃음)”

“시를 선택한 까닭은 소설은 너무 길고, 또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들이 제대로 와 닿지 않을까봐서거든요. 좋은 시를 읽고 있노라면 아침과 저녁에 읽는 느낌이 달라요. 시는 그 순간의 내 감정을 그대로 투영시키기 때문에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거든요. 그게 시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저는 살며 이렇다하게 크게 이룬 것은 없지만, 늘 꾸준히 열심히 살아왔다 생각하거든요. 목표라면 본래 유통을 전공했기 때문에 유통 관련 학교를 설립하고 싶어요. 실은 1995년도에 학교 부지까지 매입이 되어있었지만 여러 가지 문제들이 겹쳐 못 이뤘어요. 지금은 꿈이 작아져서 작은 단과 대학이라도 만들고 싶은 게 목표죠. 근데 요즘 기존 대학들도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 있다 보니 쉽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늘 열정을 가지고 노력합니다.”

그는 지금의 활동들이 자신이 늙어 큰 것을 남기지 못해도 본인의 생각을 전달 할 수 있는 것들을 남기기 위함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분명 그에게선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착이나 자신감이 비춰보였다. 섬 마을 소년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다분히 쌓아온 내공만큼이나 부드러운 인상과 말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가 바라던 ‘제 2의 삶’ 작가로서의 성공적 스타트 라인에 선 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박호남(작가)
무궁화 문학상 대상 박호남 작가, “내 맘 속 ‘무궁화’는 경찰”
박호남(작가) 무궁화 문학상 대상 박호남 작가, “내 맘 속 ‘무궁화’는 경찰”

이슈팀 기자/ 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