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까지 8조6000억원 증가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의 48.3% 사실상 생계자금으로 사용많아 금리 인상땐 대규모 부실 우려

자영업자대출인 ‘소호대출’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숨은 가계부채의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호대출은 기업대출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생계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가계부채에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자영업자 수는 줄고 있는 가운데, 소호대출 규모가 급증하고 있어 자칫 금리인상 시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마다 분류와 대출기준이 제각각이라 기준마련 등 대책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은행신탁을 포함한 국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17조 80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48.3%(8조 6000억원)이 소호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8%)보다 10%포인트 넘게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비중에서 소호대출이 차지하는 규모는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은행들은 대기업 대출 대신 중소기업 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려왔다.

소호대출은 주로 담보대출이라, 안정성은 높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중 소호대출이 4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소호대출도 34조4580억원과 30조71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1.2%, 12.5%씩 늘었다. KEB하나은행의 소호대출은 29조3060억원으로 1년 만에 23.20%나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영업자 수는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집계된 국내 자영업자 수는 545만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5만명 대비 10만명가량 줄었다.

그만큼 사업자 1인당 소호대출 규모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분류가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다.

소호대출은 명목상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가계부채에 가깝다.

개인사업자 특성상 생활자금과 사업자금 간 구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소호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생계자금 목적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실제 잡히는 가계부채 규모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은행마다 소호대출 관련 규정이 제각각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소호는 중소기업과 가계 사이에 위치하는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기업 자산규모, 여신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등에 따라 개별 은행 별로 나름의 기준에 따라 소호대출을 분류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대출받은 사람(차주)의 기업성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잔액이 10억원 이하인 개인사업자를 ‘소매형 소호’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기업자금 여신 합계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기업형 소호’로 보는데 그렇다고 모두 법인사업자는 아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매출액이 600억원 이하면서 기업 익스포저가 10억원 이하 중에서 최근 결산기준 총자산 5억원 이하 법인, 총자산 20억원 이하 개인사업자, 미기장 개인사업자 세 항목 중 하나를 만족하면 소호로 분류한다. 신한은행은 개인사업자 또는 총자산 20억원 이하 영리법인을 소호로 분류한다.

IBK기업은행은 총자산 10억원 미만, 총 익스포저 5억원 미만인 개인사업자 중에서 은행이 정한 소호 대상업종을 운영하는 경우 해당된다. KEB하나은행도 개인사업자 등록을 갖고 있는 경우 등을 소호로 분류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은 담보를 잡고 가기 때문에 지금이야 수익성도 좋고 리스크 부담도 없으니 열심히 취급하겠지만 내수가 더욱 악화되고 수출기업 부진이 계속된다면 일부 부실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털어 놓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직 지표상으로는 건전성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업종별 비중과 연체율 감안 시 경기불황이 지속될 경우 건전성 저하가능성이 내재해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소호대출 부실을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영업점마다 지역상권 분석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해 뒀다가 업종이나 가게 위치, 경영 등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을 소호대출과 함께 제공해 주도록 금융 당국이 강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혜진 기자 /hhj6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