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더위를 잊고 해외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철강업계가 당면한 불황을 타개하려고 해외시장 개척이나 경쟁사와의 협력 강화 등 다양한 경로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특히 자국 내 대규모 철강사가 없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종철 동부제철 부회장은 지난 2일 해외 마케팅 담당 임원들과 말레이시아에 다녀왔다.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말레이시아의 철강 시장을 둘러보고 수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다. 최근 내수시장이 워낙 안좋은데다 수입산 철강재들까지 내수시장을 넘보자 해외 시장, 특히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동부제철은 올해 해외 수출비중을 40%에서 45%로 5%포인트 올려 잡았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좀처럼 회복하지 않는 내수시장에서 힘들어하는 것보다 수출 확대를 통해 불황을 타계한다는 게 회사 내부 방침”이라며 “태국,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들의 산업화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철 수요가 급증한 만큼 동남아 시장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동부제철은 앞서 지난 5월에는 태국 파타야 인근에 컬러강판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동부제철 뿐 아니라 현대제철도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이 직접 나서 동남아 시장 개척에 나섰다.
박 부회장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미얀마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둘러본 후 현지 바이어들과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박 부회장은 특히 미얀마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해외 출장 첫날 미얀마 국영 그룹인 MEC(Myanmar Economic Corporation)를 방문해 양사의 우호 관계를 돈독히 했다. 박 부회장은 해외 철강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미얀마가 동남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현대제철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2009년 미얀마 정부와 철도청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3700만 달러 규모의 레일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올 초에도 현지 철강 유통사들과 형강공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지난 10일부터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세계철강협회(WSA) 집행위원회에 참석차 출국했다. 정 회장은 집행위에서 세계 유수의 철강사들과 현 위기를 타개할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터키 현지 포스코 생산기지 등을 돌며 포스코의 유럽 현지화 전략을 점검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으면서 철강업계 CEO들이 해외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 같다”며 “휴가 계획을 확정 지은 CEO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