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앞으로 시중은행에서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연봉 차이가 최대 40%까지 벌어질 수 있다. 차ㆍ과장 등 관리자급 이하 일반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고 개인성과에 따라 기본급도 차이를 두도록 했다. 앞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기업보다 강도가 더 높은 수준이다.

▶같은 직급 연봉차 최대 40%…일반직원도 성과연봉제 적용=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컨설팅회사 미서코리아에 의뢰해 이런 내용의 은행권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작성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관리자급 이상은 동일 직급 내 연봉 격차를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리고 책임자급(차장ㆍ과장) 이하 일반 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초안에 따르면 같은 직급끼리 연봉 차이를 관리자의 경우 30% 이상, 일반 직원은 20% 이상으로 확대한 뒤 이를 최대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같은 직급끼리의 연봉차이를 30%로 정했던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보다 강도가 더 높은 수준이다.

책임자급 이하 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가 도입되고 개인평가도 진행된다. 현재 14개 시중은행(외국계 포함) 중 책임자급 이하 일반 직원에게 연봉제를 적용하는 곳은 단 한 곳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 현재 성과급 제도가 일부 시행되고 있지만 개인평가가 아닌 집단 실적평가로 결정돼 제대로 된 성과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가이드라인은 보상지표에 집단 실적평가와 함께 개인평가도 포함시켰다.

전체 연봉에서 성과급 비중도 늘어난다. 부지점장급은 기존 평균 17%에서 30%로, 책임자급은 약 13%에서 20%로 각각 커진다.

기본급 인상도 근속연수가 아닌 아닌 개인별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지도록 설계됐다. 기본급 인상률은 부지점장급의 경우 3% 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기본 인상률에 최대 1.5% 포인트가 높아진다. 반대로 평균 이하 점수를 받으면 1.5% 포인트 깎인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기본급이 깎이지는 않게 했다.

대졸 신입사원(최하위직급)에 대한 성과연봉제 적용 여부는 노사 합의를 거쳐 정하도록 했다. 기존처럼 호봉제를 유지할 경우에는 개인평가 결과에 따라 호봉을 차등해서 올려주거나 특정 연차가 될 때까지 승진하지 못하면 호봉 상승이 제한된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저성과자 퇴출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2일 시중은행장들에게 이러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보고했다. 이를 토대로 이번 주 중 가이드라인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은 확정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취업규칙 변경 등을 통해 내년부터 성과연봉제 확대안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공기업보다 세다=이번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은 앞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기업보다 강도가 한단계 높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같은 직급 간 이는 같은 직급끼리의 연봉차이를 최대 30%로 설정했다.

이외 부분은 앞서 도입된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방안을 준용했다. 책임자급 이하 직원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성과급 비중을 최대 30%(책임자급 20%)로 확대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개인평가를 실시해 성과에 따라 성과급은 물론 기본급도 차이가 나도록 설정했다는 점도 동일하다.

IBK기업은행은 이전까지 비간부직에 대한 근무평정을 급여가 아닌 승진 등에만 한정해 왔지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3급 팀장뿐 아니라 3ㆍ4급 비간부직에 대해서도 개인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수출입은행도 기본급 인상률 차등 대상을 부서장에서 책임자 직급까지 확대하고, 차등폭도 2%포인트(±1%p)에서 3%포인트(±1.5%p)로 확대했다. 총연봉 대비 성과연봉 평균 비중은 30%, 개인별 성과연봉 최고-최저 간 차등폭도 2배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