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쟁터 사이버공간
2007년 에스토니아 금융기관 마비 2008년 러-조지아 영토분쟁 당시 조지아 정부 웹사이트 초토화…
美, 사이버공격엔 미사일 무력응징 사이버戰 방위비 세계 최대규모 중국 해킹기술은 세계 최고수준 美스텔스기 핵심정보 빼내기도
냉전시대가 끝난 이후 사이버 공간은 새로운 전쟁터로 떠올랐다. 총성만 울리지 않을 뿐,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은 국경을 초월한 공간에서 전쟁을 시작했다. 이미 스파이활동은 각국의 네트워크와 기간망을 타고 들어가 해킹과 바이러스 등을 통해 첩보전으로 대체됐다.
사이버전장을 지배하기 위한 패권다툼도 치열하다. 각국의 사이버군대 규모는 극비이지만, 정규 병력을 보강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국가 간 사이버전쟁은 이미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현실이다. ▶사이버 공격 현대戰 곳곳 활용=2000년대 들어 사이버 공격은 현대전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2007년 6월 에스토니아의 정부 부처와 금융기관 등은 2주 동안 사이버 공격을 받아 업무가 마비됐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당시 수도 탈란에 있던 옛 소련군 동상이 철거되는 등 러시아와 외교적 갈등을 빚자, 러시아 해커들이 사이버 공격을 벌인 것으로 지목했다.
2008년 러시아와 조지아(옛 그루지야)가 영토분쟁을 벌일 때도 조지아 정부기관과 재정기관 웹사이트는 러시아 측의 무차별 공격을 당해 초토화됐다.
지난해 9월에는 이란 핵발전소 시스템에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stuxnet)’이 침투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교란시키기도 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기간산업망을 파괴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도 티베트자치정부 미국 독일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진행해왔다. 2007년 5월 독일 총리실과 외무부 등의 전산망을 해킹한 주범은 중국군 소속 해커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 해 9월에는 프랑스 정부 전산망을 중국 해커가 공격했으며, 11월에는 중국과 대만 간 해커전쟁이 벌어져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가 대만 군사정보국 소속 첩보요원에 대해 공개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컴퓨터까지 침입했으며, 미국 주력 전투기 F-35 스텔스기의 핵심 정보도 빼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美 사이버전 대비 최대 방위비=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전 “미국이 직면할 제2의 진주만 공격은 바로 사이버 공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사이버 공격을 ‘전쟁행위’로 간주, 미사일 공격 등과 같은 무력으로 응징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미국은 지난 2009년 8만명 규모의 사이버사령부(USCYBERCOM)를 창설한 이래 세계 최대의 방위비를 사이버전 역량 강화에 지출해왔다.
미 국방부는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사이버무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플랜X’도 진행 중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플랜X’는 미국 사이버 전력 증강계획의 일환으로, 적국의 방공망과 지휘통신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에 산재한 수백억대 컴퓨터와 관련 장비들의 위치를 담은 ‘사이버지도’도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2017년까지 15억4000만달러(1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중국 인민해방군 역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지시로 지난해 7월 사이버 공격 및 방어 전략을 위한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다. 중국의 사이버부대 규모와 전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해킹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0년 구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로 지목된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학과 산둥 성 지난 시 란샹고급기공학교 등에서 1300대 고성능 컴퓨터를 확보해 전문 해커를 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군의 ‘사이버전사’ 양성소인 셈이다.
인민해방군 학술기관인 군사과학연구원 관계자는 중궈칭녠바오(中國靑年報) 기고에서 “중국 정부가 사이버전쟁 능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며 “사이버전쟁은 이제 정보시대의 전략전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도 사이버전쟁 강국이다. 이스라엘의 사이버 전담 8200부대는 자국 군대 내 최대 규모로, 미국의 수준과 견줘도 지지 않는다. 영국도 6억5000만파운드의 사이버 보안기금을 조성, 사이버병력 양성과 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독일도 사이버국방센터를 신설했으며, 러시아 역시 막강한 사이버전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