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파출소에 연행된 한 아프리카 남자가 급사하자 현지 아프리카인들이 집단시위를 벌여 파출소 인근 도로가 점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베이징시의 불법 외국인 집중단속, 잇따라 터져나오는 외국인들의 추태 이후 터진 것이라 현재 중국내에서 일고있는 외국인 혐오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광저우시에서 한 외국인 남자(나이지리아 국적으로 추정)가 경찰 조사를 받다가 갑자기 사망한 것과 관련, 아프라카인들이 집단으로 시내 도로를 점거하고 농성하다 해산했다.
18일 오후 1시께 한 외국인 남자가 불법 전동자전거 택시를 타고 가다가 요금 문제로 기사와 시비가 벌어졌다. 두 사람은 말다툼 끝에 주먹질까지 벌였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모두 인근 파출소로 연행됐다.
그런데 이날 오후 5시께 구치소에 감금된 이 외국인 남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경찰은 급히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공안 관계자는 이 남자의 여권이 물에 젖어 정확한 국적을 파악할 수 없지만 나이지리아 사람이 확실한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에선 택시외에도 ‘헤이처’(黑車)‘라고 불리는 불법영업 자가용이나 오토바이 또는 전동자전거를 불법개조한 교통수단이 많은 데 외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아 요금을 둘러싸고 시비가 많이 벌어지고 있다.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19일 오후 3시께부터 일단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파출소 입구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백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정확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광위안시루(廣園西路)로 몰려드는 바람에 이 일대 차량들의 통행이 정지됐다. 이들은 현지 경찰과 대치하다 별 충돌없이 해산했다.
이 곳은 광저우 역 인근으로 나이지라 등 아프리카 사람들의 비지니스 근거지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시위대 중 일부는 ‘우리에게 시신을 돌려달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고 일부는 중국어로 “우리 형제를 돌려달라”고 외쳤다.
일부 과격한 참가자들은 보도블럭을 집어던져 경찰차와 지나가던 자동차의 유리창을 깨뜨렸다.
인근에 살고 있는 중국사람들은 이 광경에 분노하면서 시위대에게 “광저우는 너희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고향으로 돌아가라” 하고 외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재 광저우 공안국은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을 조사중이라면서 “외국인들은 중국내에서 중국 법규를 준수해야 하며 공공질서를 어지럽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 남자는 외관상으로 폭행당한 흔적이나 상처는 없었다”고 밝혔다.
광저우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의 집단 시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7월에도 광저우에선 한 나이지리아인이 불법환전을 한 협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다가 건물 2층에서 추락사하자 수백명의 아프라인들이 경찰서를 에워싸고 집단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는 중국내에서 발생한 최초의 외국인 집단시위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에선 외국인 혐오정서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술에 취한 영국인이 베이징 시내에서 중국인 여성을 화단에 넘어뜨리며 성폭행하려는 동영상과 베이징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러시안 첼리스트가 기차 안에서 앞좌석 여성에게 욕설을 하는 모습 등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중국인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중국 CCTV 영어방송프로그램 진행자인 양루이(楊銳)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외국인 쓰레기들을 청소해야한다”고 주장,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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