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대중성 강한 음악들을 많이 해왔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희 5명이 하고 싶은 음악과는 거리가 멀었죠. 이제야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게 됐네요.”(FT아일랜드 보컬 이홍기)

지난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6집 앨범으로 컴백한 FT아일랜드를 만났다. 첫 인사도 전에 노래부터 듣고 시작했다. 타이틀 곡부터 만만치 않았다. 이전 앨범들과 비교해 강렬하고 거친 록 사운드가 귀를 찔렀다. “작정했다”고 한다.

“더 파격적으로, 더 세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 번 더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은 이거라고 한번 더 못을 박는 앨범”이었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에는 그동안 해왔던 부드러운 록 발라드 등 대중성에 치우친 노래들도 있지만 하드록인 ‘테이크 미 나우(Take Me Now)’가 타이틀 곡으로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노래에 담겨 있는 가사에도 그들의 고민을 담았다. 그동안 해오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진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6집 앨범의 제목 ‘웨어스 더 트루(Where’s the truthe?)’가 이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었다. “누군가 ’답은 이거다‘라고 말해주는 것 말고 저희가 부딪히고 깨지면서 우리 스스로 진실을 찾겠다는 의지를 담았어요.” 이는 음악에 대한 고민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앞으로 해 나갈 음악에 대한 답답한 마음과 고민을 담은 곡”이기도 하다.

아이돌 밴드였던 게 사실이다. 2007년 밴드로 출범, 1집 수록곡 록 발라드 ‘사랑앓이’로 대박을 쳤다. 이후 대중적인 록 밴드로 팬도 제법 모았지만 FT아일랜드가 원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전부터 소속사 설득을 많이 했어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때마다 소속사는 점점 변화해가는 모습으로 가자고 했죠. 이럴 거면 못해먹겠다고 했어요.” 벌써 10년차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건 8년차부터였다. “소속사가 쿨하게 (하고 싶은 음악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감사합니다’ 했죠.”

보컬 이홍기뿐 아니라 악기 세션을 맡은 멤버들에게도 “고마운 기회”였다.

“그동안 해왔던 곡에서는 드럼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는데 정말 고맙죠. 보컬뿐 아니라 다른 파트 멤버들도 숨겨왔던 연주 실력을 맘껏 펼칠 수 있어서 좋아요.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게 슬퍼서 울고 그랬는데, 요즘은 행복해요. 드럼치기 잘했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요.”(드럼 최민환) 말 없이 다른 멤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돌 밴드라는 선입견 때문에 마음 고생도 심했다. “인디 쪽에서 저희를 많이 무시했죠. 정통 록 밴드가 아니라고.”(이홍기) 그래도 실력으론 누구에 뒤지지 않았다. “사실 저희 멤버들 어떤 밴드랑 붙어도 연주실력이 뒤지지 않거든요. 이번에 그걸 보여줄 수 있어서 후련해요.”(드럼 최민환)

하지만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건 “아이돌로 시작했던 덕”도 있었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로 대중들한테 사랑도 많이 받고 인지도도 얻고 팬들도 얻을 수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아이돌로 얻은 팬들과 인지도를 잘 활용해서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한국 밴드에 이런 밴드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웃지 못할 일도 많았다고 한다. “(이)홍기가 정말 녹음하기 싫다고 하고 했는데 그런 노래들이 대박이 나니까 저희도 어리둥절했죠.”(리더 최종훈) 역설적이게도 원치 않는 음악들만 빵빵 터졌다. 이번 앨범에 대한 기대치를 물으니 이홍기는 “아마 100위권 안에도 못 들걸요?”라고 받아 쳤다. “우리나라 음원 차트 안에서, 음악방송에서도 이런 노래가 진입해 본 적이 없어요. 멋있을 것 같지 않아요? 저희만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게.(웃음)”

그래도 아직 고민은 남아있다. 이제 시작이지만 갈 길이 멀다. “대중성과 록의 중간을 잘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미지를 완전 변신하고 싶다는 걸 강조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하고 싶은 음악을 들고 나온 거에요. 이번에 저희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다면 나아가서는 대중성과 밴드가 강한 음악의 접점을 찾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