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청실<조감도>’은 다음달 분양을 앞두고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청실 아파트가 궁금한 소비자들은 인터넷 상의 사이버모델하우스나 분양사무소에 마련된 미니어처로 만족해야 한다.

22일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설득에도 대치 청실 아파트 조합원들이 견본주택을 개관하지 않는다는데 강경한 입장이라고 귀뜸했다. 강남권에서도 핵심권역인 대치동에 들어서는 대단지 아파트인 만큼 굳이 수십억대의 비용을 들여 견본주택을 열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이다. 지난 2월 분양한 청실아파트 인근 ‘래미안 도곡 진달래’도 견본주택을 만들지 않았지만 평균 5.9대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한 전력이 있는걸 보면,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치 청실 주민들의 이런 결정에는 대치동 주민들의 합리성도 한 몫 했다. 통상 견본주택을 열기 위해서는 부지 임차비용, 건립비, 직원 운영비 등을 포함해 최소 2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이같은 비용은 건설사가 아닌 조합원들이 부담하기 때문에, 결국 조합 수익이 줄어들거나 일반분양가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래미안 대치 청실의 경우 총 1608가구 중 일반분양분이 108가구에 불과해 규모가 작은데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14가구), 84㎡(108가구)로만 구성돼 있어 조합 측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공사는 아쉽다. 화려한 견본주택은 분양 분위기를 띄우고 방문객 몰이의 효과는 물론, 고급 인테리어나 내장재, 가구 등을 통해 아파트의 품격을 자랑하는 마케팅 효과도 있다. 실물을 보고 싶어하는 수요자 요구도 강하다. 물론 비용은 주민 몫이다.

청실아파트 주민들과 삼성물산의 줄다리기는 견본주택 뿐 아니라 분양가 책정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애초 이번달 분양예정이었지만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해 분양가격, 납부 방벙 등 몇가지 문제가 합의가 되지 않아 다음달 초순으로 연기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만큼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래미안 대치 청실’은 지하 4층, 지상 18~35층, 17개동, 전용 59~151㎡, 1608가구로 구성됐고 이중 10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강남권에서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단지와 조경이 갖춰진 아파트로 설계될 계획이다.

nointeres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