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ㆍ원호연 기자]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개포동 목련어린이집. 공놀이를 하던 윤수(가명ㆍ5)가 옆에서 책을 읽고 있던 상기(가명ㆍ5)에게 “으으으으응~” 이라고 소리를 냈다. 윤수는 발달장애아동. 의사 전달 능력이 떨어져 보통 사람들은 윤수의 말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상기는 이내 “아 공놀이 하자고? 그래 좋아”라며 읽던 책을 덮고 윤수와 함께 공놀이를 시작했다. 장지윤 보육교사는 “아이의 옹알이를 엄마는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다”며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아이들 간에는 말이 아닌 몸짓과 음성 만으로도 의미있는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섯살배기 두 아이의 공놀이 속에 비장애와 장애인의 구별은 없었다.

구립 목련어린이집은 1998년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교육을 받는 통합보육시설. 서울 강남구가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위탁해 1999년 문을 열었다. 보건복지부의 보육사업 관련 지침에 따라 장애아동비율은 전체 정원의 20% 정도다. 현재 총 99명의 아이들 중 20명이 장애아동이다. 장애 아동이 어떤 환경에서도 구성원으로 소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합보육의 목표다.

21명의 교사 중 9명이 통합보육관련 전문 교사다. 개별교육계획안(IEP)에 따라 각 아동의 발달 상황에 따른 개별 목표를 설정해 교육을 진행하는 맞춤형 교육이 목련어린이집 통합교육의 특징이다. 예를들어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에게는 인사를 잘하는 것을 목표로 정해준다. 교사가 답 인사를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칭찬과 함께 ‘인사를 해보니 어떻니’라는 등의 질문을 하며 감정 공유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별 아동마다 부족한 부분은 계속 자극을 주어 개선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교사 한명이 10명 이하의 아동을 담당하기 때문에 개별적인 관심과 집중이 가능하다.

통합보육은 장애아동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고, 비장애아동에겐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련어린이집은 아동들에게 ‘또래교육’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이해심을 높이고 있다. 누구나 잘하는 점과 못하는 점이 있는 것처럼 장애도 수 많은 ‘못하는 점’중 하나로 인식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과정을 통해 비장애아동의 사회성이 좋아지는 결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장 교사는 “시샘이 많아 부모의 걱정이 크던 비장애아동이 2년 동안 이곳에 다니면서 관절장애를 앓고 있는 아동과 함께 다니면서 사회성이 많이 좋아졌다. 시샘은 줄어들고 배려심이 늘어나 부모님도 매우 좋아하신다”고 전했다.

실제로 목련어린이집에 자녀 교육을 맡긴 비장애아동 부모들의 만족감도 높다. 한 부모는 “일단 아이들 개개인에 대한 프로그램이 좋고, 부족한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다보니 아이들의 인성교육에도 좋은 것 같다”며 “실제로 이곳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들 중에 ‘예의가 바르다’먀 ‘어느 유치원 나왔냐’고 질문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통합보육의 핵심은 부모들의 이해다. 장애아동 부모도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스스로 활동범위를 제한하고 활동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편견을 깨고 양쪽 부모들이 서로 어울리다보면 아이들도 장애에 대한 구별짓기 없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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