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야 한다(Il faut faire la queue)
지난해 4월 18일 파리 제10구 보르페르가 28번지에 소재한 ‘에스파스 보르페르’에서 톰 오브 베이징을 소개하는 특별행사가 열렸다. 주최는 아츠 팩토리가 맡았다. 톰 오브 베이징이 제작한 영화 전체에 대한 시사회가 열렸는데, 영화들은 우리 시대의 모든 풍경을 담아내고 있었다.
프로파간다 포르노를 주제로 내세운 포스터와 전투적인 내용을 담은 만화영화들이다. 그는 아름다운 병사들 이미지를 패러디하고, 티가 나지 않게 같은 색깔로 남근들을 은밀하게 덧붙인다.
“지금보다 더 동성애가 유행한 적은 없었습니다!” 남자, 여자,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헤테로, 호모를 막론하고 이들 모두가 오르가슴을 느낄 권리를 소리 높여 부르짖으며 성 혁명을 위해 투쟁하는 중이다. 톰 오브 베이징의 시각에서 볼 때 이 혁명은 가치가 있는 유일한 혁명이다.
그는 ‘모주석어록(毛主席語錄)’ 속의 이미지들이나 군대 포스터를 변형시킨다. 도덕적 탄압으로부터 엉덩이를 해방시키자는 게 그의 목적이다. 도덕의 해방을 위해 싸우는 전사인 그는 선정적인 자세로 자신의 음경을 흔들어대고 있는 아름다운 병사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유쾌하고도 다채로운 패러디를 통해.
당라마르주 출판사를 통해 2008년 출간된 ‘전투적인 육체 훈련에 대한 비망록’ 속에서 톰 오브 베이징은 전투적인 이데올로기를 유쾌하게 분석해 내는 데,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얼굴을 항문용 플로그로 대치시키거나 무기관리지침서에 난교파티를 나타내는 이미지들을 중첩시키는 식이다.
톰 오브 베이징의 역사는 ‘엉덩이에 대한 몽상(Reve au cul)’이라는 책이 출간된 2000년 말부터 시작된다. ‘문화혁명(revolution culturelle)’을 뜻하는 프랑스어를 축약시킨 말과 유사하게 발음된다. 말장난이다. 톰 오브 베이징을 상징하는 로고도 이때 처음 만들어졌는데, 아름다운 얼굴의 한 중국 병사의 귀를 거대한 음경이 관통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나는 마오쩌둥이 주도한 혁명이 강조하던 육체 미학을 찾아냈지요. 세상의 모든 독재는 이러한 스타일의 이미지를 동원합니다. 그래픽 차원에서는 이러한 그림들이 종종 흥미롭습니다. 육체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뇌가 없는 육체를 강조하거든요. 나는 이 이미지들에 성기를 추가했습니다. 육체에 두뇌를 부여하는 방식과 흡사하지요.”
톰 오브 베이징의 작품톰 오브 핀란드(Tom of Finland)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그는 자기 이름을 세 번이나 바꾸었다. ‘모주석어록’을 포르노 버전으로 패러디한 까닭에 ‘톰 오브 베이징’으로, 사부아 지방 요리에 대한 가짜 요리책이란 의미에서 ‘톰 오브 사부아’로, 프랑스 작가 루이-페르디낭 셀린(Louis-Ferdinand Celine)의 저서 ‘밤의 끝으로의 여행’을 패러디해 ‘내 엉덩이 끝으로의 여행’이란 책을 낸 까닭에 루이-페르디낭 세핀이라 차례로 바꾸었다. ‘세핀’은 ‘Cetpine’, 곧 ‘내 음경’이란 뜻이다.
“‘모주석어록’을 패러디했던 ‘엉덩이에 대한 몽상’을 찾은 첫 독자들은 과거에 마오쩌둥주의자였던 사람들이었어요”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들은 이 책을 대단히 좋아했습니다. 군인들이 운영하는 제 팬클럽도 있는 걸요. 털이 곤두선 드골을 내가 보여준다 할지라도 그들은 불편해하지 않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톰 오브 베이징으로 하여금 포르노 데생들을 제작하게 했을까? “배고픔 때문이었지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허기를 느껴야 했습니다. 나는 외설스러운 이미지, 광고 포스터, 군사 프로파간다, 음경이나 무기의 사용방식 등 모든 것에 굶주려 있었습니다.
마침내 영양분을 찾아낸 후 그것들을 복제하고 패러디하고 원래 문맥 속에서 끄집어낸 후 독자들을 위해 그걸 인쇄했습니다.” 그는 늘 그런 식으로 작업했다. 전투적인 슬로건들을 패러디하고, 그것에 유희적 기능을 부여하며 음란하게 만든 것이다.
톰 오브 베이징은 잡지나 군사 프로파간다 포스터에 수염이나 남근을 덧붙인다. 그러면 그림들이 유쾌해지면서 수병, 엘비스 프레슬리, 카마수트라가 다룬 주제로 탈바꿈한다. 현재는 군사훈련지침서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 그의 책들은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 격언과 속담으로 가득 차 있다.
엉덩이 사이에 위치한 남근은 마치 깃대에서 펄럭이는 깃발과도 같다. 톰 오브 베이징 입장에서는 도덕이 엉덩이를 통해 나온다는 사실이 너무도 자명하다. 2008년 4월 18일
<톰 오브 베이징에게 던진 3개의 질문>
-호모들에게 고환이 필요하나요? ▶‘로베르’ 사전을 찾아보면 ‘고환’이라는 단어가 동시에 ‘실수, 권태’를 뜻합니다. 프랑스어로 ‘국에 고환이 들어있다’란 표현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전적 정의를 따를 경우 호모라는 존재는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 너무도 많은 존재입니다.
-당신 집에는 인공 음경이 몇 개나 있나요?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소금을 담는 데, 또 다른 하나는 후추를 담는 데 씁니다.
-멋진 성교가 세상의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라 보시나요? ▶사랑을 나누는 일이 세상의 무질서를 폐기하는 경우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