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잘나가는데 안에선 ‘체면치레’

FTA발효에 한류·한식 확산 세계 1·2위 업체 위기 반사익 한국·행남 등 수출물량 확대

내수는 中·유럽産 제품이 장악 국내 소비자 외면에 고심

국내 도자기산업이 수출에 호기를 맞은 가운데 내수시장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자기업계에 따르면 유럽ㆍ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한류 및 한식 확산, 한국산 브랜드가치 향상 등으로 국산 도자기는 더 없이 좋은 수출 확대의 기회를 맞고 있다.

여기에 세계 시장 1, 2위를 다투던 영국의 웨지우드와 미국의 레녹스 등 해외 명품 도자기업체들이 파산위기에 몰리는 등 외적 요인도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국산 자기류 품질 역시 주요 명품업체들과 대등하거나 이미 앞서는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젠한국, 광주요 등 주요 생활자기 업체들은 이를 기회로 해외시장 개척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영국 왕실의 해러즈백화점에 입점한 ‘프라우나’로 이미 명품 반열에 오른 브랜드를 보유 중이며, 행남자기도 글로벌 브랜드 ‘트리니체’를 론칭하고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 명품업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비중이 높은 젠한국도 ‘레이첼바커’, ‘디자이너스 길드’, ‘세인트제임스’ 등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 중이다. 광주요도 백자를 재현한 생활자기 ‘모던라인’을 선보이고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하며 인지도 향상에 열중하고 있다.

도기류 제품과 관련해서는 한ㆍEU FTA로 12%, 한ㆍ미 FTA를 통해서는 6~25%의 관세가 철폐됐다.

한국도자기 측은 “본차이나의 본고장 영국 업체들을 제치고 영국 왕실 납품업체로 선정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전체 수출액 중 유럽 비중은 내년까지 15% 정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출액의 25%가량을 수출로 올리는 행남자기 역시 FTA로 미국 수출물량이 1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시장에서는 국산 브랜드는 중저가는 중국산, 고가는 유럽산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소매가기준 7000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도자기 시장에서 국산제품 점유율은 전통 도자기를 포함해도 금액기준 50%(3500억원)를 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더구나 이 수치는 최근 들어 악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매장뿐 아니라 인테리어, 주방용품 관련업체들도 구색맞추기 차원에서 생활도자기 취급을 늘리고 있다”며 “이 중 보급형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고가 제품은 유럽에서 들여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득 2만달러를 넘어서면서 높아진 삶의 질을 반영해 도기류 선호경향이 뚜렷하지만 이를 외국산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국내 도자기 시장을 양분한 한국도자기와 행남자기의 최근 매출 추이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도자기의 2008∼2011년 4년간 매출액은 각각 497억원, 500억원, 517억원, 489억원. 행남자기의 경우 이 기간 각각 509억원, 444억원, 467억원, 482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이는 출고가 기준이지만, 두 업체를 합쳐봐야 1000억원을 채 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젠한국(인도네시아산 제외), 광주요, 기타 및 전통자기업체 700억~800억원을 더해도 총 2000억원에 못 미친다.

이 관계자는 “소매가 기준으로 보면 국산제품 점유율은 전체 절반 수준에는 이른다”며 “어쨌든 해외시장 진출도 중요하지만 내수시장 확대도 업계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할 문제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 freihei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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