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ㆍ이지웅 기자]4월 11일 19대 총선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투표율에 따라 정국의 향방이 좌우될 수 있는 가운데 총선날 쉬거나 출근, 퇴근시간을 늦추지 않는 직장이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차라리 휴일에 맞춰 선거를 실시하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 선거법 34조에서는 총선의 경우 국회의원 임기종료일 50일 전, 대선은 임기종료일 70일 전으로부터 첫 번째 수요일에 하도록 돼 있다.

현재 법적으로 총선 선거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공무원, 은행 공공기관등은 휴무가 보장돼 있다. 그러나 일반 직장의 경우는 선거일에 쉬어도 그만, 안쉬어도 그만이다. 노동법상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 외에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정해진 부분만 적용해도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근로기준법에는 투표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선거권, 그 밖의 공민권(公民權) 행사 또는 공(公)의 직무를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청구하면 거부하지 못하며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조항에 따라 처벌받는 사례가 거의 없다. 고용부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10조 공민권 보장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경우는 최근 7년간 6차례밖에 없을 정도다.

실제 직장인들, 특히 비정규직등 노동자들은 참정권을 봉쇄당하는 경우가 많다.민주노총이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학습지 판매 회사에 다니는 한 직원은 “선거때 마다 항상 출근했다. 누나는 이 회사 다닌 지 10년째인데 한 번도 (선거 때) 쉬지 않았다고 한다”고 제보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센터 직원은 “전국 센터 다 출근한다. 노동부에 문의했더니 노조가 있어야 된다고 한다”며 “근무는 오후 8시까지고 아침에는 투표하기 더 힘들다”고 한탄했다.

창원의 대기업 계열사 직원은 “선거일 사무직이나 소수의 직영 직원 외에는 전원 정상 출근으로 알고 있다”며 “사내하도급 직원 수 백명 전원이 정상출근이고 퇴근은 5시여서 몸이라도 씻고 나가면 투표가 힘들다”고 알려왔다.

백화점 판매직 종사자들은 “매일 서서 다른 직종보다 4시간 가량 더 일을 하는 것도 서러운데 국민의 기본권 행사도 못하고 살아야 하나”며 투표권 행사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민주주의의 기본 바탕인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선거일을 의무공휴일로 하거나 휴일에 선거를 치루자는 의견도 높아지고 있다. 이재철 동국대학교 정외과 교수는 “외국은 아예 시민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 투표하는 나라가 많다. 프랑스는 지난 2007년 대선을 일요일인 5월 6일에 치렀다. 올해 대선도 일요일인 4월 22일에 치를 예정이다. 뉴질랜드는 작년 총선을 토요일인 11월 26일에 했다. 아웅산 수치 여사가 당선된 이번 미얀마 총선도 일요일인 4월 1일에 실시됐다”며 외국의 사례들를 소개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일이 휴일과 가까울수록 휴가를 내거나 해서 길게 쉬려는 유권자가 적지 않기 때문에 주말과 가장 멀리 떨어진 ‘수요일’을 선거일로 정한 것”이라며 “휴일에 선거를 할 경우 오히려 투표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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