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정부의 마지막 과업은 경북 성주의 성난 민심을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 설득을 위한 당장의 지원대책이 마땅치 않아 설득의 길은 요원해 보인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지난 13일 사드 배치 최적합 지역으로 경북 성주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는 주민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며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주 군민들의 반발은 생각보다 거세다.
성주군청은 14일 홈페이지에 ‘사드 성주군 배치 발표에 따른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민이 없는 국가가 있을 수 없듯, 주민 없는 자치단체는 존립할 수 없다. 성주군민의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드 성주배치는 절대 반대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가 사드 배치 지역을 발표한 13일 당일 약 5000여명이 성주읍 성밖숲에서 궐기대회를 가졌다. 성주군민(5만명) 10명중 1명이 참석한 셈이다. 이후 김항곤 성주군수,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 등이 포함된 군민 230여명이 45인승 버스 5대를 나눠 타고 상경해 서울 용산 국방부를 항의 방문했다. 여기에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완영 의원이 가세했다. 이들은 국방부에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혈서와 서명부 등을 전달했다.
김 군수는 “성주 사드배치 결정에 5만 군민이 경악하고 있다”며 “중앙 정부의 일방적 행정에 군민들은 치를 떨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부가 성주 군민들을 상대로 진행하려 했던 사드 관련 설명회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설명회를 시작하려 하자 성주군민들은 국방부 장관이 나와야 한다며 항의했다. 국방부가 제공한 저녁식사에 손도 대지 않았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국회 일정을 마치고 예정된 시각보다 한 시간여 늦은 오후 9시 10분께 국방부 청사에 나타나자 성토가 쏟아졌다.
한 장관은 “사전에 성주군민에 말씀드리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한 장관이 성주 방문을 약속한 11시 10분께 양측의 대화가 마무리됐고 성주 군민들은 다시 성주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양측의 접점 마련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고심 끝에 결정한 사드 배치지역을 취소하긴 어려운 입장이다. 설사 철회하더라도 재선정은 더 어려울 전망이다.
성주에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당장 국방부 차원의 지원대책은 마땅치 않다.
류 실장은 “(제가)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고려와 이행 문제를 언급할 권한은 없다”며 “주민들께 정성을 다해 설명하고 주민들이 사드에 대한 진실을 알면 동의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라면 모를까, 국방부 차원에서 성주 군민에게 내놓을 지원대책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