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발일까?’(Pourquoi c`est le pied)
당신은 발 사진들을 앞에 놓고 자위할 수 있는지? 오목하게 들어간 발바닥에 대해서는? 에드 폭스(Ed Fox)의 사진을 들여다본 후 이 사진가의 작품들을 타셴 출판사를 통해 발간한 디안 핸슨(Dian Hanson)은 “남자들이 여성들에게서 가장 사랑하는 부분은 가슴과 발이다.”라고 했다.
디안 핸슨은 자신의 시각에서 에로틱한 작품이 아니라 포르노그래피에 가까운 작품들을 펴내고 있다. ‘에로틱’이란 표현은 그녀 입장에서 너무 약하다. 수수하게 ‘에드 폭스’란 제목을 붙인 사진 모음집은 축구 경기보다 훨씬 더 유쾌하게 ‘격정을 불러일으키는’ 장점을 제공한다. 하지만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무엇보다도 ‘풋-페티시(foot-fetish)’이다.
인체의 나머지 부분을 가리지 않고 발바닥을 사진에 담기 위해 에드 폭스는 모델들에게 가장 추잡스런 포즈를 취하게 한다. 내 생각에 ‘추잡스런’이란 용어는 대단히 적절하다. 예를 들어 여성들은 엉덩이를 크게 벌리고 무릎을 어깨에 붙이면서 정면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다.
마릴린 맨슨의 전 부인 디타 본 티즈는 성기를 두툼하고도 벌어지게 만드는 투명 팬티를 입고서 네 발로 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눈꺼풀은 순진한 척 아래로 내려뜨리고 있다.
또 다른 여성들은 무릎 위의 고무줄처럼 스트링을 걸친 채 뒤쪽으로 몸을 비틀어댄다. 혹은 하이힐을 더러운 변기의 가장자리 위에 도도하게 올려놓은 여성의 모습도 있다. 팽팽한 엉덩이가 카메라 렌즈를 향하고 있는데, 음부는 축축한데다가 눈빛은 유혹적이다.
생생한 리비도가 차고 넘치는 이 사진들이 실제 보여주려는 것은 무엇일까? 내부에서 바라본 발이다. 화장한 발의 외부 모습이 아니라 내부 모습이다. 벌거벗은 발, 활처럼 휘어진 발, 뒤집힌 발바닥, 오르가슴 효과 때문에 축소된 발가락들이다.
태양 모양의 발가락, 나선형으로 뻗은 발가락, 안으로 접히고 오그라들며 다른 방향으로 뒤틀리는 발가락들이다. 발가락들은 각자 방식대로 쾌락을 부르짖는다. 우리가 시시하게 발만을 목격하는 바로 그 장소에서 에드 폭스는 우리를 조명하는 눈을 통해 성기를 찾아내는 것이다.
“완벽한 발은 수영장의 미끄럼틀 같을 겁니다. 몸을 미끄러뜨리는 굴곡과 둔덕이 많지요. 행복한 소년처럼 팔을 쳐들고 있지요.”라고 에드 폭스는 설명한다. 그가 제목을 붙이지 않은 유일한 사진은 자신의 열정을 담은 한정판 이미지로, 오목하게 들어간 발바닥을 크게 확대해 찍은 것이다. 에드 폭스는 그 사진에 ‘X’라고 이름을 붙였다.
‘풋-페티시’ 사진을 처음 시도한 사람은 1960년대 미국인 엘머 배터즈(Elmer Batters)이다. 에드 폭스는 엘머 배터즈가 숨을 거둔지 8개월 후인 1998년 2월부터 디안 핸슨의 권고에 따라 그의 뒤를 이었다. 에드 폭스는 ‘레그 쇼’와 ‘플레이보이’ 지에 발 사진을 차례로 게재했고, 심지어 더러운 발에 대한 사진들을 싣기도 했다.
에드 폭스는 단짝으로 유명한 아리아 조반니(Aria Giovanni)에게 폐타이어와 폐기름이 널려있는 마당에서 포즈를 취하게 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여인의 발이 더러울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마치 자신을 마음대로 내버려두기에 우리를 흥분시키는 꼴이지요. 그러나 더러운 배경은 발바닥 형태와 미세한 부분을 오히려 부각시켜줍니다.”
에드 폭스는 발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반대로 디안 핸슨 입장에서는 이유가 단순하다.
“발바닥은 인체에서 땀샘이 가장 발달한 부분입니다. 화학적인 관점에서 이 샘은 음부와 겨드랑이 아래서 찾아낼 수 있는 지방산이 풍부한 땀을 만들어냅니다. 아포크린샘에서 나는 땀이지요.” 그걸 번역해보면 발이 아주 강력한 후각 신호를 보내기에 우리가 맨발로 걸어갈 경우 사람들이 우리 흔적을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토착민들이 발자국 냄새로 개인들을 식별했다는 주장도 있다. 발에 대해 페티시즘을 가진 사람 대부분은 이러한 종류의 성적 발산에 대해 무심할 수 없다. 과학이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일부 연구들에 따르면 발만큼 성기에 가까운 것이 없다. 예를 들어 피질(皮質) 속에 생식기 부위가 발 부위 바로 아래 위치한다. “전기화학 신호들이 때로는 한 부위에서 다른 부위를 침범한다.”라고 발레리 스틸(Valerie Steele)은 지적한다. 그녀는 신발과 발에 대해 컬트적인 저서를 쓴 인물이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들 발가락은 오르가슴을 느끼는 동안 구부러진다. 발을 마사지할 때 최음 효과를 느낀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반사학에 따르면 발뒤꿈치 안쪽 부분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무력증을 느낀다고 한다. 고환에 연결된 반사 부위이기 때문이다.
고대부터 발은 인간의 영혼이 거주하는 장소로 간주됐다. 그리스인들에게 절뚝거림은 도덕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모습을 상징한다. 발을 보호하며 오랫동안 걷게 만들어주는 신발은 오직 자유로운 운명을 타고난 인간들에게만 허용됐다. 나머지 존재는 노예에 지나지 않았다. 노예들은 발바닥에 백묵으로 깔창을 그릴 수 있을 따름이었다.
자유의 상징이자 영적 완성을 의미하는 발은 우리의 날개이기도 하다. 일생동안 발은 땅 위를 1000만 번 이상 밟는다. 존재의 발판인 것이다. 발은 26개의 뼈, 114개의 인대, 20개의 근육으로 구성된다. 미증유의 우주 정복에 사용될 ‘걸작품 기계’(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표현)인 것이다.
선도적인 인류학자인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에 따르면 발은 우리를 우리 자신과 과감하게 맞서게 한다.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관조하기 위해 길을 멈추기를 좋아한다.” 걷는다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는 뜻한다. 집단적인 히스테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자신과 더불어 홀로 있는 것이다.
(이미지는 풋 페티시 사진작가 에드 폭스의 작품)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