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인 근거도 없이 임의 계상된 ‘불도저(밀어붙이기) 예산’이 2012년도 예산안에 다수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정이 밑받침되는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고도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은 이른 바 ‘불임예산’도 상당수에 달했다.
22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2년도 예산안 중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예산 편성의 근거가 되는 법률이 국회에서 아직 심의ㆍ의결되지 못했는데도 예산이 계상된 사업 항목이 9건, 403억원에 달했다.
기금운용공사 설립에 관한 ‘국민연금법안’이 보건복지위 법안 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련예산 42억7000만원이 보건복지부 예산에 버젓이 편성됐고, 군 상부구조개편에 관한 ‘국군조직법안’이 국방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관련예산 260억원이 방위사업청 내년예산에 포함됐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국민연금법안의 경우 2008년 정부가 법안을 제출한 이후 사업예산이 해마다 계상되어 왔고(2009년 255억원, 2010년과 2011년 각각 129억원), 국회 심의과정에서 매년 전액 삭감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는 국회의 법률안 심사에 대한 부담감을 키울 뿐 아니라 부처 한도에 의해 다른 필요한 부분에 편성될 예산이 계상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해 재원 배분의 효율성을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국방부의 군용비행장 등 소음방지법(62억원) ▷환경부의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안(4.5억원) ▷행정안전부의 본인서명 사실확인 등에 관한 법률안(5.8억원) ▷스마트워크 촉진법안(24)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을 이용한 스마트워크 촉진법안(2억원) ▷조달청의 전자조달의 이용 및 촉진에 관한 법률안(2억원) 등이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예산이 먼저 밀고 들어온 케이스다.
반면 지출 근거가 되는 법률을 제ㆍ개정해 놓고도 정작 이를 지원하는 예산이 빠진 경우도 28건이나 됐다.
실례로, 올해 법안이 통과돼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지원법은 부양가족수당 및 중상이부가수당을 명시하고 있지만 내년 예산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국가보훈처는 필요시 예비비로 집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재정수반 법률에 예산이 책정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입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지적이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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