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긴급장관회의
이명박 대통령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안 통과 하루 만인 23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는 등 발빠른 후속대책에 착수했다. 발효시점의 목표를 내년 1월 1일로 잡은 만큼 한시라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한ㆍ미 FTA 비준이) 4년 7개월 걸렸지만 어쩌면 그 시간 동안 정부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을 챙기는 기회였다”고 회고했다.
이날 긴급회의의 주요 관심은 농어업과 소상공인 등 주요 피해산업에 대한 보상대책과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도) 등 국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한 후속조치였다.
이 대통령은 “농민과 소상공인 피해에 대한 우려가 많다”면서 강력한 피해대책을 요구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10개 국책연구기관이 지난 8월 발표한 ‘한ㆍ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에 따르면 농수산업 부문 피해액은 향후 15년간 12조7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이중 가장 큰 피해를 보는 품목은 축산품(7조2993억원)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총 21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피해대책을 마련했다. 시장 개방으로 인한 단기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1조3000억원을 지원하고, 각 품목 경쟁력 강화를 위해 7조원, 농어업 체질개선 분야에 12조80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소극적인 피해보상을 넘어 적극적인 차원의 FTA 대책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농민도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농업을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는 적극적 자세를 갖는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덴마크나 유럽보다 못할 이유가 없는 만큼 농민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고, 그런 자세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를 방문해 야당에 약속한 ISD 재협상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국회가 의견을 모아 정부에 건의하면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한 만큼 협상내용은 국회 논의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일각에선 기업이 ISD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 때 밟게 될 절차를 까다롭게 하도록 미국 측에 요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외교통상본부를 중심으로 비준안 통과에 따른 하위법령 개정과 준비완료 서한교환 등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