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야당이었다면

지지하지 않았을 것”

위키리크스 전문통해 공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여야가 한ㆍ미 FTA를 경제적 이해관계가 아닌 정치적 득실 문제로 쟁점화하는 것을 진작부터 우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1월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미대사와 오찬회동을 갖고 “ (2007년 당시) 열린우리당이 야당이었다면 한ㆍ미 FTA를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위키리크스(폭로 전문사이트)를 인용, 지난 17일자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ㆍ미 FTA 비준 이전에) 열린우리당이 다시 야당이 될 경우 FTA는 정치게임으로 전락하게 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야 대치 국면을 일찌감치 내다본 것으로, FTA를 둘러싼 최근의 정치공방이 다분히 경제적 이해관계를 떠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미국과의 FTA는 한국에는 중요한 것으로, 성공적으로 계승되길 기대한다”면서 이 같은 우려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WSJ은 한ㆍ미 FTA를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세력이 주축인 민주당이 2012년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최근에 와서는 FTA를 정치도구로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2007년 대권 경선 당시에 FTA를 지지했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WSJ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분야에서 불균형 협정이 이뤄져 FTA를 더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최근에는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를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희태 국회의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FTA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제발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통 큰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