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이웃에 쌀 나눠 주세요”…11월11일 서울 중구청에 온 ‘감동의 편지’
사업실패후 시장서 생업
“이웃도움으로 이제 살 만”
편지와 함께 쌀 1t 보내와
11월 11일. 혹자는 ‘빼빼로데이’로, 혹자는 ‘농업인의 날’로 또 혹자는 ‘눈의 날’로 기억하는 이날이 서울 중구에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날’로 기억되게 됐다.
이날 오전 11시 중구 주민복지과에는 사람 몸통만한 박스 100개가 갑자기 배달됐다. 구청 앞마당으로 쌓이는 박스 행렬에 구청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박스의 내용물들은 10㎏들이 쌀. 총 1t에 달하는 쌀 박스에는 한 통의 편지가 같이 들어 있었다.
손으로 한자 한자 정성스레 써내려간 편지에는 이 쌀박스를 보낸 얼굴 없는 천사의 고난과 눈물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오래 전 사업실패로 중부시장에서 일하게 됐다. 11년이 지난 지금 먹고사는 것은 많이 나아졌다. 열심히 일한 대가로 행복을 누리게 해주신 중구청의 도움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얼마되지 않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중구청에 첫 기부를 하니 좋은 곳에 써 주고 독거노인들의 마음도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또한 “행복은 나눔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욱 열심히 일해서 매년 도움의 손길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중부시장의 독거노인들을 잘 돌봐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자신을 그냥 중부시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이 기부자는 이날 아침 인근 마트에서 쌀을 구입한 후 미리 준비한 편지와 함께 중구청 주민복지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트 판매 직원이 이름을 물었으나 끝내 밝히지 않고 매장을 떠났다고 한다.
중구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이 쌀을 중부시장 인근 독거노인들과 생활이 어려운 시장 근로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