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건강보험 개혁법 위헌 여부가 미 연방 대법원에서 결정되게 됐다. 건보 개혁법은 오바마 대통령이 ‘전국민 건강보험 시대’를 모토로 2014년 전면시행을 목표로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사안이다. 연방대법원은 내년 대선 전에 최종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건보개혁법의 운명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가도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 연방대법원은 미 법무부의 지난 9월 28일 제청을 받아들여 건강보험개혁법의 위헌여부를 판단하겠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애틀랜타 소재 연방항소법원의 3인 패널은 거의 모든 미국민들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조항에 대해 2대1로 위헌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미 법무부는 항소법원 전원합의체에 항소하지 않고, 연방대법원에 위헌 심판을 직접 청구했다.

지난달 3일부터 새 회기를 시작한 연방대법원은 내년 6월 회기를 마치기 전까지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최종 판결은 소셜시큐리티 제도 신설법과 민권법 등에 대해 존속 결정을 내린 것과 마찬가지로 ‘세기의 결정’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건보개혁법은 2014년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다. 향후 10년간 9400억달러를 들여 무보험자 3200만명에게 보험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미국민 95%가 건강보험을 갖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과 보수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들은 건보개혁법을 ‘급진적 사회주의 실험’이라고 혹평하면서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주 차원의 연방법령 시행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무려 26개 주(州)에서 위헌 소송이 제기됐다.

현재까지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은 ‘합헌’과 ‘위헌’으로 엇갈리고 있다. 당초 오바마 행정부가 연방대법원에 ‘위헌여부’ 판단을 제청한 것은 내년 대선 이전 최종판결을 이끌어내려는 승부수로 평가됐다.

연방대법원이 내년 선거 이전에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개혁입법의 실패를 받아들여야 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가도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반면 진보진영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합헌결정이 나올 경우 개혁성과를 추진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보수층의 결집 등 다른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