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호’ 서울시정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지원하기로 한데 이어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검토하며 복지 예산을 대폭 늘릴 것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한강 르네상스를 비롯한 대규모 토건 사업 예산이 거의 삭감되는 등 오세훈 전임 시장의 역점 사업은 대부분 중단될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복지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 논쟁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이다.

논쟁 재점화의 도화선은 서울시다. 중심에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야권 후보로 나서 당선된 박 시장이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9일 당선 후 첫 업무로 초등학교 전면무상급식 시행을 위한 예산 집행안에 서명하면서 복지포퓰리즘 재점화의 도화선에 사실상 불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복지 포퓰리즘’ 전면전의 선봉에 섰던 서울시가 선별적 복지 대신 보편적 복지로 정책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정치권 등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만큼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각 정당이 젊은층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복지포퓰리즘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야당 후보는 전국적인 전면 무상급식 시행을 공약으로 내걸고 여당은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선택적으로 무상급식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0∼5세 어린이 보육비 전면 무상화 방안 역시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정책 공약으로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일 열린 내년도 예산편성 자문회의에서는 토목ㆍ건축 사업비 대부분을 전면 혹은 대폭 삭감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 논의중인 예산안에 따르면 이미 33개 사업중 27건이 완료된 한강 르네상스사업 예산은 모두 기존 예산안보다 248억원이 줄었다. 자연형 호안 조성 사업 예산도 50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상암동 DMC 단지 내에 세워지는 IT컴플렉스 관련 사업비로 1645억6800만원이 잡혀있었지만 10분의 1 이하 수준인 136억1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내년 4월 완공을 앞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내부 공간과 콘텐츠 구축 예산은 기존 307억300만원에서 1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박 시장은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강 르네상스를 포함해 하드웨어 예산을 줄이고 복지ㆍ교육 예산은 늘리는 큰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타당성의 문제와 시민의 체감도 문제를 중점적으로 봐서 하드웨어 사업이라도 이미 진전돼 있거나 철회하는 것이 문제라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6675억원으로 책정됐던 주택사업 관련 예산은 1조675억원으로 늘어났다.

추가된 4000억원은 3년간 임대주택 2만호 추가 건설, 1∼2인 가구를 위한 원룸텔공급 등 공약 사업 몫이다.

박 시장은 SH공사가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주거복지 문제를 전담하는 기구로 역할을 재정립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새빛둥둥섬에 120억원을 투자하는 등 각종 토건 사업에까지 관여했던 SH공사의 역할을 서민을 위한 주택 건립이라는 본래 기능으로 돌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에서 2인 이하 가구가 46%다. 4인가구 기준 주택정책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1∼2인가구에 맞춘 주택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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