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벽화마을은 혜화역과 동대문역 사이, 낙산공원 밑에 위치한 마을이다. 아트 인 시티 2006(Art in City 2006)이라는 큰 이름 아래 ‘공공미술추진위원회’에서 소외된 지역의 시각적 환경을 개선하고자 ‘낙산프로젝트’를 주관했고, 70여 명의 작가가 참가해 동네 곳곳에 그림을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했다. 가파른 계단에는 꽃 그림이 피었고, 낙산공원 산책로에는 멋진 조각들이 늘어섰다.
2016년, 10년 후의 이곳은 절반의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진행형이다. 외지고 낙후된 마을에 카페와 공방, 이것을 보고자 하는 시민들, 중국과 일본의 방문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토박이 주민들 일부는 이것을 불편해하고 원상복구를 원하고 있다.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냐’라는 상징적 구호가 일부 벽화를 대신하고 있고 주민자치위원회가 이분화돼 개발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 여파로 시간이 망가뜨린 작품들, 방문객들의 발길로 계단에 채색되었던 벽화가 훼손됐어도 복원을 방해하는 민원으로 진도를 나가기가 힘들다. 한때의 영광, 아쉬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현장인 셈이다. 그러나 벽화마을에 사람이 모이고 골목 곳곳에 창의성 돋보이는 볼거리들이 가득 차니 낙산의 성벽과 더불어 사대문 안의 명물이 된 것은 사실이다. 재개발이 아니더라도 문화가 스며들면 동네가 되살아난다는 확실한 증거다. 가장 사람향기가 많이 나는 달동네의 변신은 우리가 잃어버린 친근한 이웃동네의 소통과 정서를 느끼게 한다.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다투는 각박함보다는 뒷집 윗방의 속삭임도 친근하게 들리는 이웃이 함께 하는 동네다.
정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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