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5촌 조카 두명이 같은 날 잇따라 사망한 사건과 관련, 경찰은 자살한 박용수(52)씨가 박용철(50)씨를 살해하고자 미리 계획한 후 단독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을 사건현장 인근까지 데려다 준 대리기사는 “4.19기념탑 사거리 인근에 내려준 후 자살한 박씨가 직접 운전을 해 범행현장 방향으로 출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 간의 채무관계 등을 조사하기 위해 금융거래계좌추적용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대리기사 “갑자기 행선지 바꿔…용의자가 운전해 범행현장으로”=8일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피살된 용철씨가 자살한 용수씨에게 지난 5일 오후 3시께 전화를 걸었으며 이후 6일 자정께까지 강남구 신사동, 성동구 상왕십리 등 두차례 자리를 옮기며 지인들과 술자리를 이어갔고, 이날 0시12분께 대리기사가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피살된 용철씨는 만취한 상태였으며 대리기사는 자살한 용수씨와 함께 용철씨를 부축해 차에 태운 것으로 밝혀졌다.
대리기사는 “당초 경기도 일산으로 가기로 했었으나 용수씨가 ‘술이 너무 취했으니 수유리로 가자’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시께 4.19기념탑 사거리에 도착해 대리기사는 운행을 마치고 차량에서 하차했다. 대리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석 뒷자리에 타고 있던 용수씨가 운전석에 앉았다. 이후 범행 현장 방향으로 출발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북서 관계자는 “대리기사가 하차한 뒤 범행 현장까지 이들이 차량을 타고 이동한 행적에 대해선 현재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도로를 비추는 cctv가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 따르면 피살된 용철씨의 사인은 다발성자창으로 확인됐으며,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30㎝길이의 망치와 40㎝길이의 흉기 등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다.
▶주민들 “인적 드문 곳…새벽에 자동차 경적 소리 들어”=피살 현장 인근 주민들의 증언도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계획적인 살해였음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피살된 용철씨가 발견된 북한산둘레길탐방안내센터 앞 노상 주차장은 이들이 대리기사를 내려준 것으로 알려진 4.19학생혁명기념탑에서 오르막길로 약 740m 떨어져있다.
북한산둘레길을 방문하는 사람들로 낮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밤에는 인적이 드물다. 용철씨가 발견된 노상 주차장도 차량 3-4대 정도 주차가 가능한 임시 공간이며 안내센터 및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인근 주민들만 사용한다.
주차장 입구에는 차단바가 설치돼있어 직원들이 근무하는 오후 6시까지는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된다. 하지만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에는 차단바가 작동하지 않아 출입이 자유롭다. 가로등도 한 개 뿐이라 밤에는 주변이 매우 어둡다. 주민들은 “낮에는 등산객들이 많지만 밤에는 인적이 드물다. 그냥 지나가다가 들를만한 위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사건 발생 당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닭백숙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그날 새벽 1시반께 갑자기 자동차 클랙슨 소리가 1-2차례 울렸다. 소리는 비정기적으로 들렸다”며 “나중에 사건 이야기를 듣고보니 차 안에서 두 사람이 싸우다가 자신도 모르게 클랙슨을 누른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살된 용철씨의 차량 운전석과 운전석 뒷자리 및 문 안쪽에는 혈흔이 다량 검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한 용수씨에 대한 부검은 8일 오전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부검 결과 및 주변인 진술 조사 등에 따라 정확한 범행 경위 및 동기를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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