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된 사회공헌
경영진 주도아닌 전직원 자발적 참여
삼성전자 阿봉사·샘표 된장학교 등
자사만의 독특한 프로그램 운영
사회공헌문화 소리소문없이 실천
기업 ‘제2의 브랜드’로 자리매김
#삼성전자 A 과장은 바닷가로 떠나려던 올 여름휴가를 포기했다. 대신 세네갈에 가서 학교시설을 보수하거나 급식을 하는 자원 봉사에 참여키로 했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료로부터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니 정말 보람이 넘치더라”는 말을 듣고 참가를 결심했다. 삼성전자의 아프리카 봉사 프로그램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지만, 이렇듯 자원자가 늘면서 대표적인 해외 사회공헌 브랜드로 부상했다.
#64년 장수기업인 샘표는 ‘샘표 된장학교’를 운영 중이다.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된장의 맛을 즐기게 하기 위한 ‘샘표 아이장 캠페인’의 일환이다. 의외로 꾸준히 찾는 ‘가족 마니아’들이 많다. 콩을 심어 메주를 만드는 전 과정을 온 가족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샘표 유기농 콩농장’은 큰 인기다. 이는 샘표가 사회와 소통하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됐다.
삼성전자나 샘표나 그들이 펼치는 사회공헌에는 ‘철학’이 있다. 흉내내는 나눔 경영이 아니라, 자사만의 차별화되고 독특한 사회공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잠룡’인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신성장 창출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아프리카와 친구’가 되겠다는 삼성전자의 미래포석의 나눔,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꾸준히 소통 이미지를 쌓는 샘표의 캠페인은 이들이 특정분야에서 강자로 자리하고 있는 이유를 말해준다.
이들 기업 사례는 하나의 모델일 뿐이다. 최근 수많은 ‘강한기업들’ 역시 평범한 사회공헌을 거부한다.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 하고, 남들이 이미 한 것을 재포장하지 않는다. 절대 모방이 불가능할 만큼 특화하고 차별화하며, 필요하다면 아예 창조하기도 한다. 너도나도 사회공헌을 한다고 나서는 판에 기업의 간판 얼굴인 ‘창조적 사회공헌’ 브랜드가 없으면 무의미하다는 철학이 사회공헌의 진화로 치닫는 배경이다.
‘포스코 패밀리’를 창출한 포스코는 창조적 사회공헌의 대표주자다. 글로벌 철강업체 이미지로 전세계와 소통을 추구하면서 ‘하나의 패밀리’를 강조하고 있다. 포스코 패밀리 봉사단이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벌이는 자원 봉사는 국내는 물론 지구촌 시민에게 호감을 사고 있다.
기업은 아니지만, 예탁결제원의 독특한 사회공헌 활동인 ‘도슨트(Docentㆍ안내인)’ 제도는 벤치마킹 대상으로 각광을 받으며 많은 기업들에 영감을 주고 있다. 도슨트는 일산 백석2동에 소재한 증권박물관 관람객에게 전시물의 정보를 전문적으로 설명해주는 봉사자 운영 제도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기여로 인기가 높다.
기업 사회공헌의 또 다른 특징으로 나눔경영은 경영자나 일부 직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 직원이 ‘나눔’을 무장한다. STX의 ‘해피 발렌티어’는 그룹은 물론 모든 계열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한화의 신규 임원은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꼭 거친다. 임원이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봉사를 통해 느끼는 ‘나눔의 소중함’을 직원들에게까지 퍼뜨리고, 이를 전사적인 자원봉사 열기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티켓몬스터는 일주일 중 금요일엔 아이템을 사회적기업 제품을 홍보하는 데 치중한다. 매출의 7분의 1을 사회적 기업에 대한 소셜 기부에 할당하고 있는 셈이다. LG이노텍의 교육 공헌 프로그램인 ‘희망멘토링’은 회사 간부와의 1대1 멘토 시스템으로, ‘멘토 사회공헌’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역사가 깊은, 자사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더욱더 발전시키는 양상도 띤다.
두산그룹 연강재단은 지난 1978년 설립된 이래 장학, 학술, 문화사업을 지원하면서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재단 이미지를 쌓고 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장학재단인 양영재단을 설립한 삼양사는 수당재단을 통해 육영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은행 최초로 ‘사회책임경영보고서’를 발간한 신한은행은 봉사단을 중심으로 이색적인 나눔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캄보디아 우물 파주기’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웅진은 나눔 대상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김영상ㆍ최재원 기자@yscafez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