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인 21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각자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았다. 이날로 정 명예회장에 대한 공식 추모행사는 거의 막을 내리게 된다.

관심은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던 정 회장과 현 회장의 화해 여부였다. 화해의 핵심 조건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의 향배. 하지만 양측의 조율은 아직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현대차와 현대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전 9시께, 현 회장은 10시께 각각 선영을 찾아 만남을 갖지는 못했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 명예회장 추모식에서 “아직까지 (정몽구 회장에게) 화해 제의를 받지 못했다”며 “현대상선 지분이 우리에게 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에 매각하는 것이 화해의 선결 조건임을 분명히 한 것. 하지만 추모행사가 끝난 이날까지 현대차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함에 따라 현대상선 지분 방향 및 양측의 화해 무드도 답보상태로 들어서게 됐다.

이들은 10주기 전날인 20일 추모 기간에 세 번째로 얼굴을 맞댔다. 현 회장은 서울 청운동 정 명예회장 자택 앞에 8시35분에 장녀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와 함께 도착했다. 정 회장은 8시52분에 기아차 카니발 뒷좌석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은 모두 아무런 언급 없이 자택으로 들어섰다.

이 자리에서 현대상선 지분 등 현안에 대한 얘기가 오갔을지가 관심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1일 창우리에서 “ (어젯밤) 좋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지만 현대그룹의 하종선 사장은 "현대차에서 아직 제안이 없었다. 다음 기회에 얘기하겠다"고 말해 대조를 보였다.

현대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대가는 집에서 사업 얘기는 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아직 범 현대가의 화해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게 두 그룹 안팎의 전망이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