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피해자들 철저대비 당부
“일본 때문에 한국인이 원자폭탄 피해를 본 일을 생각하면…. 하지만 국민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부디 최악의 사태까지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일본 동북부에서 최악의 지진 참사로 원자력발전소 설비가 연쇄 폭발하는 가운데 한국인 원폭 피해자도 우려 섞인 시선으로 현재의 심각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피폭될 경우 어디가 왜 아픈지도 모른 채 본인은 물론 자식까지 공통을 당한다면서 철저한 대비책을 당부했다.
김봉대(74) 씨는 아내가 원폭 1세대 피해자, 아들이 2세대 피해자다. 히로시마 폭격 당시 6세였던 아내는 봄이면 피부가 심하게 망가졌고 피부암도 생겼다.
아들은 어릴 적부터 면역결핍과 폐렴에 시달리다 3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김 씨는 16일 일본 원전설비 폭발 사고에 대해 “지진 여파로 원전 설비가 폭발하고 방사능이 샌다는 소식을 들으니 원폭 피해로 고통받다 죽은 아들의 아버지로서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피폭자 가족인 김 씨는 원전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3세 때인 1945년 히로시마에 있었던 심진태(68)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사무국장도 “지진이라는 천재지변도 문제지만 방사능 물질이 유출된다는 사실이 더 안타깝다”면서 “66년 전과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심 국장은 “피폭자는 평생 어디가 왜 아픈지도 모른 채 대를 이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며 “일본 정부의 발표 내용도 계속 오락가락하는데 사실을 정확하게 알리고 대응책을 빨리 마련해야 과거와 같은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ab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