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평가의 궁극적인 취지는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법관을 발굴해 칭찬하자는 것입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현ㆍ이하 서울변회)가 지난 16일 ‘2010년 법관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상위 평가를 받은 15명의 우수 법관 이름이 공개됐고, 낮은 평가를 받은 하위 8명의 판사에게는 자성을 촉구하는 서한이 전해졌다. 2008년 시작된 서울변회의 법관 평가는 올해가 세 번째다. 이를 주도해 온 이는 김현 회장. 지난 2009년초 그가 서울변회 회장 취임 직후 대법원에만 알리던 평가결과를 언론에 공표하기 시작했다.
“판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하루종일 함께 재판하는 변호사들입니다. 이번 법관평가는 변호사들이 지난 1년간 법정 경험을 토대로 판사들의 재판 진행 방식과 태도를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나왔습니다. 물론 이해당사자라는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죠.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패소했지만 그 판사 훌륭했다’거나 ’승소했지만 재판 진행에는 문제가 많았다’ 등 객관성을 지키려는 변호사들이 다수였습니다.”
김 회장은 고압적인 재판 진행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하위 판사들의 실명 역시 내년부터 공개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앞으로 법관 평가가 공정한 제도로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도 드러냈다.
“평가를 안 받는 사회는 없습니다. 법원이 성역으로 남아있을 수는 없죠. 다만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법원과 시민단체, 변호사회가 공동주체가 돼 객관적인 시스템으로 제도화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월이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김 회장. 2년 임기 내내 그가 주안점을 뒀던 것은 변호사들의 전문화와 사회적 책무다.
“변호사업계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져, 사건이 대형로펌으로만 쏠리고 있습니다. 인력이 몰리는 대형로펌은 자연스레 전문화됐고 개업변호사들은 노하우를 배울 길도 없이 입지만 좁아졌죠. 실력좋은 중소형 로펌들이 많은데 미국처럼 다양한 로펌들이 공존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협회 차원에서 건설, 부동산, 공정거래, 금융, 보험, 의료, 증권, 파산 등 전공별 커뮤니티 20개를 만들어 운용 중입니다.”
또 변호사들의 사회적 책무를 실현하자는 차원에서 저소득층 자녀와의 일대일 결연사업과 온라인 무료 법률 상담 서비스 등을 진척시켰다. 이제 변호사로서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의뢰인 곁으로 돌아가는 김 회장.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는 평소 지론처럼 변호사들의 봉사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이끌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19일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 회장은 건설분야 전문성을 강화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