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전문가들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결정(브렉시트)으로 인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이고, 중장기적으로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파급효과는 국내 증시 등 단기 금융시장에서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 수출 등 실물경기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등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한데다 영국에 이어 타 유럽국가들의 EU 추가 탈퇴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은 강화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ㆍ금융경제연구부장은 “브렉시트가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외환 또는 주식시장에 단기적인 악재가 될 수는 있지만 대 영국 수출 비중이 적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의 수출입 총량이 바뀌는 것은 아니어서 장기적으론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한국은 금융시장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충격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기업활동도 일시적으로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같은 현상은 오래가지는 않아 길어야 1주일, 짧으면 2∼3일 내 안정이 회복될 것이고, 브렉시트로 인해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꺾이는 등의 여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어 자금이탈 등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비, 모니터링을 강화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실물경제로까지 번지지 않도록 경제 펀드멘털(기초 경제여건)을 공고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돌이켜 보면 기초경제 여건에 따라 신흥국 내에서도 자금이탈 규모나 속도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우리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기 회복의 투트랙으로 대응하되 확장적 재정 정책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로 경기를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병락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규모가 작으면서도 개방의 정도는 매우 큰 우리 경제는 대외변수의 영향에 유달리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당장 외환, 주식,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모니터해 예상되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한ㆍEU 자유무역협정의 개정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수출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 교수도 “향후 EU에서 탈퇴하는 국가가 더 생길 가능성이 있는만큼 금융시장의 모니터링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가 올바른 투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한편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해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