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8일 이상민 사의 재가…인사권 행사

총리 주례회동 취소, 공식 일정 사라져

한동훈 “직무배제”라지만 軍 통수권 여전

한동훈(앞열 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한동훈(앞열 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국방부는 9일 “현재 군 통수권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혐의 피의자’로 수사 대상에 오른 동시에 ‘군 통수권’이라는 막강한 힘을 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직무배제를 공언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발표와 달리 윤 대통령의 ‘2선 후퇴’가 맞는지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를 재가하는 등 인사권도 행사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군통수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께 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내란 수괴 피의자’가 군 통수권을 가져도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다시 “법적으로는 현재 통수권자에게 있다. 권한이”라고 답했다.

헌법 제 71조에서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국무총리 등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돼있다. 궐위는 ‘대통령 사망 또는 사임으로 직위가 공석이 된 경우’, 사고는 ‘질병·해외 체류 또는 기타 사유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다.

헌법상 대통령이 직무를 중단하려면 탄핵, 자진사퇴 등이 이뤄져야하는데 윤 대통령은 두가지 경우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공동담화를 통해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으므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국민 다수 판단”이라며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의 직무 배제 범위에 군 통수권이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외교를 포함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직을 유지 중인만큼 ‘한-한 투톱체제’에 대해 곧장 위헌 논란이 붙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폐기되면서 형식적으로 군 통수권 등이 모두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8일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직을 유지한 채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나타나게 됐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검찰 수사에 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일 검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 체포했고, 경찰은 김 전 장관의 공관과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일단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전반에 손을 뗀 상태다. 매주 월요일마다 정기적으로 가졌던 총리 주례회동은 취소됐고, 관련 일정도 모두 사라졌다. 총리 주례회동 전 열려야할 대통령 주재 회의도 취소됐다.

출입기자단에도 윤 대통령의 일정 공지가 공유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대외활동 대신 관저에서 머무르며 대책 등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업무 중단에 들어갔지만 인사권은 행사 중이다. 윤 대통령은 전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의 사의 표명을 수리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탄핵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후임으로 오호룡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급인 진실화해위원장에 박선영 전 의원 임명안을 재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연이은 인사권에 야당에서는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앞으로 (국무위원 등이) 사퇴하는 일이 있을 텐데, 사퇴의 경우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일”이라고 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