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돈바스 공략’ 핵심 교두보

푸틴, 트럼프 취임 앞두고 공세 강화

1
러시아에서 보급품을 지급받고 있는 북한 군인들의 모습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영상. [우크라이나군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 X 계정 캡처]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북한군 일부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 나타난 것으로 파악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승패가 달린 요충지로 동원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 안보 소식통을 인용, 최근 북한군 ‘기술 자문’들이 앞서 러시아가 점령한 흑해 연안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간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군이 기습 점령한 러시아 서부 맨끝인 쿠르스크주 일대에서 러시아의 ‘탈환’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북한군이 모습을 드러난 마리우폴은 러시아 국경 밖 우크라이나 영토로, 앞서 러시아가 3개월에 걸쳐 우크라이나를 꺾고 점령한 돈바스 요충지다. 때문에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잇는 길목인 마리우풀은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과도 같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면서 흑해 함대 본부와 주요 미사일 발사대 등이 포진해 육해공을 총망라하는 핵심 군사 요충지로 키웠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크림반도 병합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웠으며, 여러 핵심 군사 시설을 배치해 군사적 중요성을 부각시켜왔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계 주민이 많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의 완전 해방을 명분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때문에 마리우폴까지 북한군이 배치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집건을 앞두고 휴전 압박에 직면한 러시아가 협상 전까지 최대한 많은 영토를 확보해두려 공세를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1월 20일 공식 취임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 군이 대치하는 ‘경계선’을 기준으로 전선을 동결하려 한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수십만명 규모의 병력을 투입,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군을 인해전술로 제압하며 점령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3일 남태평양 피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쿠르스크에 북한군 약 1만명이 배치돼 훈련을 받으며 “러시아군 대형에 통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곧 전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면서 아직은 북한군이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했다는 의미 있는 보고를 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9일 화상연설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규모가 1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