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정부지출 삭감 등 보수적

상원 인준 시 공화당 내각 첫 성수조자 각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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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퀘어 그룹’ 창업자이자 차기 미 재무부 장관 지명자인 스콧 베센트 [로이터=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무부 장관으로 22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62)가 지명됐다. 헤지펀드 대부이자 민주당의 핵심 기부자인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이었던 인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과정에서 경제 관련 연설문이나 정책 초안 등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일대를 졸업한 뒤 월스트리트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소로스펀드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로 있다가 헤지펀드 회사 ‘키스퀘어’를 창업했다. 월가 경험을 중시했던 트럼프 당선인의 선호에 따라 일찌감치 후보로 거론돼오다가 이날 최종 지명됐다.

동성애자로 알려진 베센트는 상원에서 재무부 자관으로 인준되면 공화당 내각의 첫 성소수자 각료가 된다.

최근 트럼프의 관세 정책 지지·국가 지출 줄여야 주장

베센트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경제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모든 수입품에 관세 벽을 높이는 초강경 관세 전략을 두둔했고, 지출 삭감을 통한 국가 부채 감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혁 등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앞서 폭스뉴스에 기고한 칼럼에선 “관세는 국가 내에서 전략적 산업을 보호하는 수단이자 정부 수입 창출 도구”라면서 “동맹국이 자국 국방에 더 큰 비용을 지출하도록 하거나 군사적 침략을 억제하는 등에 관세가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가 결국 물가 상승을 일으킬 것이란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지출이 많았던 바이든 행정부의 연방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세제 개혁을 통한 미국 경제 재민영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채권 시장 안정화를 위해 10년간 정부 지출을 1조달러 삭감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지난 8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는 국가 부채 감축을 트럼프 2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러나 시장에선 그의 성향이 트럼프 당선인보다 덜 공격적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격적인 공약 이행 과정에서 일부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다가 앞서 상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하워드 러트닉을 더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 때 소로스의 ‘오른팔’…상원 인준 시 공화당 내각 첫 성소주자

베센트 후보자는 1962년생으로 예일대 졸업 후 세계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 아래서 인턴을 했다. 이어 1991년부터 소로스 펀드에서 근무했고, 키스퀘어 운영을 위해 2015년 퇴사했다.

한 때 ‘소로스의 오른팔’로 통했지만, 민주당 강성 지지자인 소로스와는 수년간 대화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바 있다.

USA투데이는 베센트 후보자가 동성애자로 뉴욕시 검사 출신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재무 장관직에 오를 경우 공화당 내각의 첫 성수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