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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정의연 쉼터 소장 추모
윤미향 의원 입관식 참석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지난 6일 숨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서울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의 발인을 하루 앞둔 9일 저녁,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는 동료 활동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추모 행사가 열렸다.

유튜브로 중계된 이날 '추모의 밤' 행사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검찰의 과잉 수사와 언론의 무차별적 취재 경쟁에 힘들어하셨고 매일 불안해했음에도 쉼터에 계신 길원옥 할머니의 안위를 우선시하던 소장님,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흐느꼈다.

이어 "궂은일을 마다치 않고 장례절차를 주관하는 여성인권·평화 시민단체 여러분들과 장례위원들, 바쁜 일상에도 조문해주신 분들, 다양한 방식으로 지지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주시는 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국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는 "손 소장님을 생각하면서 떠오른 기억은 '자기 자신을 포기한 사람'이었다"며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들을 돌보며 힘든 일에도 짜증도 한번 내지 않았고, 오히려 할머니들이 자신을 받아주고 인정해주는 데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나는 손 소장님이 전광석화처럼 쉼터를 쳐들어오는 검사들과 하이에나처럼 물어뜯는 언론의 소나기를 버텨내실 거라 생각했는데, 미처 그 고통의 깊이를 생각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며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연은 이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1926∼2019) 할머니가 생전에 손 소장을 언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 속 김 할머니는 "자기 할머니라도 이렇게 못 해준다. (손 소장은) 천상에서 좋은 일 하라고 내려보낸 사람"이라고 말했다.

추모행사 중 길원옥 할머니의 목소리 녹음된 민중가요 '바위처럼'이 빈소에 울려 퍼지자 조문객들은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일부는 나직한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장례 이틀째인 이날도 손 소장의 빈소에는 여러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진행된 입관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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