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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기지 않은 차량 절도 ‘삥카’…청소년들 사이 급속 확산
골프채 등 훔쳐 몰래 팔아
지난 2일 새벽 4시께 경찰 112신고센터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주택가에서 차문을 열고 다니는 남성들이 있다는 것. 경찰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수색 작업을 벌였고, 주변을 서성거리는 A(15) 군 등 청소년 2명을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모 중학교 재학생 A 군과 지방 모 고등학교 자퇴생 B(17) 군은 이날 새벽 3시30분께부터 무작위로 차문을 확인한 뒤, 잠기지 않은 차량을 발견하면 문을 열고 금품을 훔쳤다. 이들은 1시간 동안 이 같은 방식으로 현금 2만원과 교통카드 3매를 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들을 검거한 서울 마포경찰서 연남파출소 관계자는 “성인 절도범이 이 같은 수법으로 물건을 훔친 것을 본 적 있지만, 청소년들이 ‘삥카’라는 용어를 쓰면서 잠기지 않은 차량의 물건을 훔친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문을 잠그지 않고 주차된 차량을 대상으로 절도를 벌이는 범죄가 ‘삥카’라는 신조어로 만들어져, 청소년 사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달 13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가출 및 비행청소년을 중심으로 생활비ㆍ유흥비 마련을 위해 삥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청소년을 포함해 기존 삥카범이 절도 대상 차량을 찾기 위해 주의깊게 보는 게 차량의 ‘사이드미러’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차문을 잠그면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접히는 기능이 탑재돼 있어, 사이드미러가 열려 있으면 차문도 열려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9월께 서울 강남 일대 주택가에 세워져 있는 고급 승용차 문을 열고 골프채 등 6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상습적으로 훔친 C(42) 씨는 사이드미러가 접히지 않은 상태면 간혹 차문이 잠기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이런 차량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리모컨으로 차량 문을 잠글 경우 문이 잠겼는지 꼭 확인하고, 차 안에는 귀중품을 두지 말라”고 당부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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