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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DSR이다③> “디자이너는 통섭의 허브…단순히 그리는 사람 아닌…생산 · 소비 全과정에서…새로운 가치 창출해내야”
현상민 삼성전자 수석디자이너
“디자인은 더이상 제품의 퀄리티나 제품이 주는 감성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둘러싼 모든 협력관계에서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상민 삼성전자 수석디자이너는 디자이너가 단순한 스타일리스트가 아닌 영역 간 ‘통섭의 허브’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자인의 역할이 물건의 외형을 그려내는 수준을 넘어 생산과 소비를 아우르는 전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역할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냉장고 포장재는 시선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겁니다. 냉장고는 고객의 집 앞에서 포장을 벗기고 제품이 설치되기 때문에 사실 고객들이 포장재를 볼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일회용 포장재만 생각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고객 편의 중심의 사고만 가득했다는 거죠. 그 부분에서 균형을 찾고자 시선을 내부로 돌렸습니다. 회사 내부의 운송 부분에도 분명히 숨어있는 가치와 솔루션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게 이산화탄소 절감이라는 가치로 이어진 겁니다.” 


지난 1996년부터 삼성전자에 몸을 담고 있는 현 수석은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의 한 사람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모바일 사업부에서 애니콜 폴더(sch-800 등) 시리즈와 애니콜 듀얼(SCH-A100)폴더의 디자인을 책임지면서 삼성전자만의 폴더 스타일을 확립하는 데 충추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일명 ‘이건희폰’으로 불렸던 SGH-T100을 삼성전자의 첫 밀레니엄 셀러 디자인으로 성공시켜, 2002년에는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대표 디자이너다.

2009년부터는 그는 선행디자인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적게는 삼성전자가 미래에 내놓을 제품부터, 크게는 삼성전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미닝풀(가치 있는)’ 디자인과 미래를 그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수치적이고 상대적인 것이 아닌 절대적이고 진정성이 담긴,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내고 구현해내는 일이기도 하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일종의 벽을 쳐놓고 “나는 나다”는 식으로 일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애초부터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가 모든 일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유형에서 무형까지 솔루션을 내야 하는 역할로 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개인적인 동시에 통섭적 사고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학적인 기술뿐 아니라 협력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현 수석은 인간과 사회가 처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앞으로의 디자인 포커스가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산업사회가 만들어낸 생산과잉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한정적인 자원과 생산 한계 내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디자인의 사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이 창출하는 가치가 이기적인 차원에서 모두가 공유하고 누릴 수 있는 근본적인 가치로 이동해가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움직임 자체가 존중받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시대에선 조금의 진보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효율성의 문제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디자인으로의 접근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의 뼈 있는 조언이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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