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의 안보 레이더] 한일관계 재구축의 비단주머니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발신한 메시지에는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강조하는 대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3·1절 기념사는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 없다면서 “양국의 협력과 미래 발전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양국이 국교정상화 이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 가치를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함께 이뤄왔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현안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등 세계가 직면한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불과 2, 3년 전만 해도 대통령 연설에 나타난 대일 인식은 비판적이거나 공격적이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던 2019년 광복절 경축사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국가목표로 제시하면서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에 맞서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
2021.12.22 11:32[김광진의 남산공방]명품 방위산업 시대를 준비하면서
얼마 전 한국형 전투기 ‘KF-21’ 개발 분담금에 대한 인도네시아와의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의 방산 수출 역사에서도 명품 전차와 명품 자주포 등에 이어 명품 전투기도 등장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친김에 명품 무기 체계뿐 아니라 명품 방위산업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명품 방위산업이라면 강대국들의 방위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사실 그들과 우리의 방위산업 간에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다. 우리 방위산업의 특징은 먼저 무기 플랫폼의 수입 대체를 위한 국산화에 있다. KF-21과 같은 전투기를 국내 개발하지 않고 외국에서 직도입할 경우 구매비용에 판매국의 연구개발비용까지 포함될 때가 많고, 도입 이후에도 전투기 성능 업그레이드와 후속 군수 지원 등의 비용이 계속 판매국에 주어질 때가 많다. 그러므로 무기 플랫폼을 국산화는 국방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KF-21 공동 개발처
2021.11.26 11:022.75인치 소형 다연장로켓 [안승범의 디펜스타임즈]
2021년 1월 육군은 기존 2사단을 201·203특공여단을 배속하여 2신속대응사단으로 재창설하였다. 우리 군 최초의 신속대응사단으로 헬기를 이용한 공중기동작전을 주로 수행할 예정이나 주요 전력 요소들은 아직 구상 단계에 있다. 현재 2신속대응사단이 갖추어야 할 전력 요소 중 하나로 거론중인 2.75인치 소형 다연장로켓을 합동무기체계 세미나에 전시되었던 시제품이 검토되고 있다. 2.75인치 소형 다연장로켓은 2004년 10월 디펜스아시아 2004에서 최초 공개되었고 시제품은 2013년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2013 합동무기체계 발전 세미나 및 신무기체계 전시회에 전시된바 있다. 연대 및 대대급 화력 지원용으로 육군에 제안되었으나 채택되지는 않았다가, 육군이 신속대응사단을 창설하면서 가볍고 부피가 작으면서 적을 신속하게 제압할 수 있는 화력 수단을 필요로 하게 되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75인치 소형 다연장로켓(2013 행사 당시 명칭 천군)은 K311A1
2021.11.22 10:17[김수한의 리썰웨펀] “지중해 추락한 英F-35B 찾아라” 미·영 수습조 급파 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차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로 불리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B가 17일(현지시간) 지중해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기술 유출 우려에 미국과 영국 수습조가 긴급 투입됐다.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해군은 전날 F-35B 라이트닝 1대가 떨어진 지중해에 수습조를 긴급 투입했다. 이 전투기는 전날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통상적 훈련을 위해 이륙했다가 얼마 뒤 추락했다. 공군 조종사는 비상 탈출해 항모로 복귀했으나 기체는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안보동맹은 러시아가 최첨단 전략자산인 F-35의 기체를 건져가면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즉각 대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F-35 공군용은 F-35A, 수직 착륙이 가능한 해병대용은 F-35B, 날개를 접을 수 있어 항공모함 등에 탑재가능한 해군용은 F-35C로 불린다. F-35는 감지되지 않고 적진에 침투할 수 있는 스텔스기로 1급 비밀에 해당하는 레이더와 센서
2021.11.18 16:07[박영준의 안보 레이더] 냉전의 기억에 비춰 본 21세기 미중관계 해법
남중국해와 대만 방면에서 중국의 군사력 투사활동이 전례 없이 증대되고 있다. 북해와 동해함대 소속 중국 해군 함정들이 빈번하게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하면서 동남아 국가들의 긴장을 고조시킨 지 이미 오래다. J-16 전투기나 H6-K 전폭기 등 중국 공군 전력들은 최근 분리 독립 가능성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만 인접 공역에 대한 위협적 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역사학자 닐 퍼거슨은 이 같은 상황하에 주저 없이 미-중 간 신냉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단언한다. 이와 달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은 중국의 전체주의를 경계하면서도 미-중 관계를 신냉전이라 부를 수 없다며 양국 간 기후변화나 코로나19 대응 등 협력해야 할 영역이 많다고 얘기한다. 현재 미-중 관계를 신냉전으로 규정하든, 전략적 경쟁과 협력이 병존하는 관계로 호칭하든 초강대국 간 경쟁이 격화되면 그 사이에 처한 한국 같은 나라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 미-중 관계가 극단적인 결말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당사국
2021.11.17 11:36[김광진의 남산공방] 한국형 우주발사체 시험 이후 우주 삼분지계(三分之計)와 통합억제
지난주에 최초 국산기술에 의한 한국형 우주발사체가 발사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관심과 격려를 보낸 바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우주력은 1990년대 과학 로켓과 국산 위성 제작을 시작으로 이제 중형 통신위성을 자체 설계하고, 순수 국산 우주발사체를 제작하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 그런데 공군의 미래 우주력 계획인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직접 설계했던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이제는 우리도 더 포괄적으로 우주 개발을 설계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우주를 향한 도전은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에 따른 연구와 탐사 위주로 진행되어와서, 우주를 통한 과학기술 발전이 핵심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주 우리의 우주발사체 비행시험에 즈음하여 북한이 SLBM 시험 발사를 했듯이, 우주는 과학기술 발전의 대상만이 아니라 안보의 현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대 군사력의 관건인 신뢰성 있는 지휘 통제 및 통신과 정보 공유는 위성에 의존하고 있고, GPS 위성 신호를 사용하는 정밀
2021.10.28 11:01[김수한의 리썰웨펀] “이거 지켜야 세계패권 유지” 미 정보당국 지목한 5대 기술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 정보당국이 미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면 미국이 보유한 5개의 신기술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관리는 미국의 세계 패권은 이 5개 신기술에 달려 있으며, 경쟁국들이 이 기술을 탈취하려 시도 중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보당국은 미국의 신기술이 탈취당하면 세계의 경제적 주도권을 잃는데서 그치지 않고 산업계 전반에서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잃게될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5개 신기술에 대해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 생명과학, 반도체, 자율주행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은 중국이 철강, 태양광 등의 분야를 휩쓸어 미국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은 사례를 들며 주의를 요구했다. 중국이 호주 철도 분야를 싹쓸이 수주한 것 또한 미국이 경계해야 할 사례로 거론됐다.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마이클 올란도 국가정보보안센터(NCSC) 센터장 대리는 “과거 일어
2021.10.25 12:40공군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의 이스라엘 IAI사[안승범의 디펜스타임즈]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엘리 감바시 한국 지사장은 10월 19- 23일까지 성남공항에서 개최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1에 참가한다며 사전 설명회를 했다. IAI사는 서울 ADEX 전시회에서 자회사인 IAI-ELTA 사의 조기경보 통제기, HAROP 배회 자폭 무인기, Heron MK II 중고도 무인기, BARAK MX 함대공 및 미사일 방어 체계, 헬리콥터 항전 장비 성능개량 등을 전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전 설명회에서는 서울 ADEX 2021행사가 예년에 비교하여 주요 국내외 방산업체들이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적극적인 홍보는 대한민국 공군의 2차 항공통제기 사업, 즉 조기경보 통제기 사업에 자사의 항공기를 강조하려는데 있다. 현재 이스라엘 IAI-ELTA 사는 공군의 항공통제기 2차사업에 CAEW (Conformal Airborne Early Warning & Control) 시스템을 탑재한 공중 조기 경보 통제기(A
2021.10.16 14:01[박영준의 안보 레이더] 칼 빈슨 같은 정치가를 기다린다
미국이 보유한 10여척의 항공모함은 주로 위대한 대통령이나 해전사에 빛나는 전공을 세운 제독의 이름을 따라 명명된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제7함대 소속 항모 로널드 레이건이나 2024년 취역 예정인 존 F. 케네디가 그렇다. 현존 최대 항모인 니미츠도 해전사상 빛나는 수훈을 세운 동명의 제독을 기린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활발하게 활약하는 항모 칼 빈슨은 예외적이다. 대통령도 아니고 전쟁사상 용명을 날린 해군 제독도 아닌데 왜 미국은 1982년 취역한 네 번째 원자력 추진 항모에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의 이름을 헌정했을까. 칼 빈슨은 조지아주 출신 정치인으로 1930년대 하원 해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1930년대 초반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선택한 국제고립주의 기조 속에 대공황 극복을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그러한 시기 칼 빈슨 의원은 1920년대 초반 영국 및 일본 등과 합의했던 워싱턴 군축조약의 상한선에도
2021.10.13 11:35[김수한의 리썰웨펀] 日정박한 미 ‘원정 해상기지’ ESB, F-35B도 출격 가능
‘원정(遠征) 해상기지’로 불리는 미국 해군 해양원정기지함(ESB) 3척 중 ‘미구겔 키이스’(USS Miguel Keith)가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연안에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NHK 보도에 따르면 미구겔 키이스는 지난 8일 밤 미 해군 기지가 소재한 나가사키현 사세보(佐世保)항 연안에 도착해 정박하고 있다. 미 해군이 보유한 3척의 원정해상기지 중 하나인 미구겔 키이스는 올해 5월 8일 취역한 최신예 함정이다. 약 5억25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들여 건조한 길이 240m의 ‘떠다니는 군사기지’인 미구겔 키이스는,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지 기능을 갖추고 군사 작전의 후방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 작전 범위는 9500해리 이상이고 최고 속도는 15노트다. 과거 미 핵추진 항공모함에 ‘떠다니는 해상기지’라는 별칭이 붙었으나, 미 해군은 2015년 원정 임무를 부여한 해
2021.10.11 1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