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의 남산공방] 핵 그늘에서의 팃포탯
2022년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핵 보유국인 러시아의 전쟁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핵무기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핵무기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기에 전쟁 전 기간에 걸쳐 핵 그늘이 드리워졌다. 2022년 2월 전쟁 시작과 함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대기 태세를 격상시켰다. 4월에는 러시아의 최신형 ICBM이 시험 발사됐다. 이어 2023년 2월에는 미국과의 핵 군비 통제 논의 중지를 선언했고, 6월에 러시아 전술핵무기가 냉전 이후 최초로 해외에 배치됐다. 러시아의 핵무기 존재감 과시방법의 대부분은 주요 당국자의 발언에 의한 수사적 위협이라는 특징을 보였다. 러시아의 수사적 핵 위협은 전쟁 발발 전부터 시작됐는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022년 1월에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핵무기 사용 권리’를 언급했다. 2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침공을 발표하면서 “러시아는 핵 보유국이며, 방해
2023.10.27 11:04[김수한의 리썰웨펀]올해 아덱스의 ‘원픽’…무인기용 정밀위치추적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올해도 서울 아덱스(ADEX)가 17일~22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참가업체, 전시면적, 관람객 등 모든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격년제로 열리는 아덱스는 올해로 14회를 맞는다. 참가업체는 2021년 28개국 440개업체에서 올해 35개국 550개업체로 늘었다. 2021년 부스 면적은 23만㎡에 1814개 부스가 설치됐는데 올해는 25만㎡에 2320개 부스가 열린다. 2021년 관람객은 12만명, 올해는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장비 역시 2021년 60여종에서 올해 100여종으로 확대된다. 최초의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처음 공개된다. 또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미국의 F-22가 전시된다. 외국 대표단도 55개국에서 114명을 파견해 역대 최대 규모다. 말레이시아, 호주, 이라크 등 9개국의 국방장관과 14개국의 공군참모총장이 참석한다. ▶볼거리
2023.10.19 12:21[김광진의 남산공방] 전략무기와 전술무기의 차이
현재 북한은 핵능력을 계속 고도화하는 가운데 전술 핵무기 개발을 공식화하며 다양한 무기 실험을 과시하는 중이다. 이렇게 북한이 많은관심을 두는 전술 핵무기가 역사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했던 미국에서부터였다. 당시 미국에서 전술핵무기가 등장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과학기술 발전의 관성이었다. ‘맨해튼 프로젝트’로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던 미국의 과학기술자들은 다음 단계로의 기술 발전을 크게 열망하고 있었다. 그들의 열망은 두 가지의 방향성을 지녔는데, 첫 번째는 파괴력의 증가였고 두 번째는 핵탄두의 소형화였다. 파괴력 증가라는 방향성의 결과는 수소폭탄이었고, 소형화의 결론이 전술핵무기 개발이었다. 전술 핵무기에 대한 군의 공식적 요구에 앞서 캘리포니아 공대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자들이 운영한 ‘비스타 프로젝트’에서 핵무기 소형화의 가능성과 활용 방안을 제시했을 정도였다. 이 같은 과학기술 발전의 관성 이외 전술핵무기 개발의
2023.09.22 11:22[김광진의 남산공방] 8월의 오펜하이머 기억과 핵무기 논쟁
세계 최초의 핵무기 탄생에 관한 영화 ‘오펜하이머’가 이달에 개봉했다. 1945년 세계 최초의 핵무기 사용, 일본의 항복 그리고 우리나라의 해방은 모두 8월에 일어난 사건들이다. 이처럼 우리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묘사된 핵무기 개발 시대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핵무기 투하와 관련된 몇 가지 논쟁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논쟁은 핵무기 사용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당시 미국의 전략폭격 표적들은 사실상 인구밀집지들이었다. 그래서 미국 해군성 부장관 랠프 바드 등은 핵무기를 인명 피해 없이 경고 목적으로 먼저 사용한 후 일본의 행동 변화가 없을 경우에 실제 표적을 공격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상 최초의 핵실험을 방금 마친 당시 상황에서는 핵무기 재고량 부족 문제가 따랐다. 일본에 경고한 후 일본이 보는 앞에서 핵무기의 기술적 실패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었다. 그 결과, 핵무기 사용방법은 경고를 위한 무력시위 단계를 거치지 않
2023.08.25 11:10[김광진의 남산공방] 국방혁신과 역사의 교훈
우리 군은 현재 인공지능(AI) 과학기술 강군 육성 목표 속에서 ‘국방혁신 4.0’을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과학기술을 기회로 보고 국방력 건설에 접목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오늘날 중국과 경쟁하는 미국의 국방력 건설에서도 같은 메시지가 엿보인다. 미국은 압도적 우위 유지기술로 극초음속 무기, 인공지능, 초소형 전자기기, 5G, 사이버,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등을 제시하고, 플랫폼에서 네트워크로 그리고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런 경향 속에서는 ‘미래 국방력 건설의 핵심은 과학기술’이라는 생각이 돋보인다. 그런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국방과 과학기술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물론 우크라이나군의 ‘GIS 아르타 프로그램’같이 우주의 스타링크 시스템을 기반으로 마치 우버택시를 호출하듯이 가장 가까운 공격무기를 선택하게 해주는 기능 등은 과
2023.07.28 11:19[김광진의 남산공방]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핵무기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계획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그늘이 다시 드리워지는 듯하다.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의 핵위협은 계속돼왔다.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무기부대들에 특별 대비태세 돌입을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올 들어선 2월에 미-러 핵무기 군비통제 협정에서의 철수를 선언하더니 우크라이나의 접경국인 벨라루스에 러시아 핵무기를 배치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핵위협 속에서도 비핵국가인 우크라이나는 핵보유국인 러시아에 대해 영토 양보 등의 가능성은 일절 배제한 채 2년째 재래식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핵보유국과 비핵국가 간 재래식 전쟁 사례가 상당하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중국의 교전 사례부터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중동전쟁, 영국의 포클랜드 전쟁, 미국과 중국이 치렀던 베트남과의 전쟁 등이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인해 발발한
2023.06.30 11:19[김광진의 남산공방] 한미 ‘워싱턴 선언’과 북핵 대처방안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 핵 위협에 맞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이때 함께 공개된 핵협의그룹(NCG) 창설 합의는 한미 양자회담이나 확장억제협의체에서 미국이 거론하기를 꺼렸던 미국 핵무기 운용에 대해 한국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공식적 채널이 생겨났음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워싱턴 선언’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는 한층 더 강화됐다고 할 수 있다. 일견 긍정적인 변화를 보인 것이다. 이번 ‘워싱턴 선언’ 이전까지 국내에서 논의돼 온 북핵 대처방안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배치, 우리의 자체 핵무장과 핵 잠재력 보강 등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이 4가지 방안은 모두 미국의 동의와 공감이 있어야 원활하게 추진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워싱턴 선언’에서 미국은 확장억제 강화를 보장했다. 그와 함께 한국의 국제 핵비확산 체
2023.05.26 11:23[김광진의 남산공방] 전쟁에서의 교훈 분석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이상 계속되면서 언론뿐 아니라 여러 기관에서 전쟁에서의 교훈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실 전쟁에서의 교훈 분석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원인 연구의 경우, 처음에는 참전 강대국 간의 무한 경쟁의 결과로 인한 전쟁이므로 전쟁 책임도 강대국 모두에 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룬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어서 새로운 증거들이 발굴되면서 독일이 전쟁을 계획했고 그에 따른 책임도 있다는 피셔 학파의 주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쟁에서의 교훈 분석은 당장 결론 낼 만한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국방정책을 수립하는 입장에서는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교훈을 정책에 반영할 시기를 놓치지 않을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졌던 제2차 세계대전 독소전 당시, 독일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던 소련에 있어서도 전쟁 교훈 분석과 정책 반영은 시급한 문제였다. 그 당시 소련은 독일에 비해 병력이나 무기의 숫자도 우세했을 뿐 아니라
2023.03.31 11:26[박영준의 안보 레이더] 해외 전문가 제언하는 ‘한국 안보전략’ 활용이 필요하다
해외 석학들이 종종 한국에 대해 한 말씀하는 것을 일부 국내 연구자나 언론이 금과옥조로 받아들이는 풍조를 필자는 좋아하지 않는다. 해외 석학이라 하더라도 분야에 따라 한국에 대해 전문성을 갖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을 유의 깊게 관찰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경청할 만한 내용도 적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코로나19의 부분적 완화로 그동안 대면회의를 꺼리던 학회와 연구소들이 최근 활발하게 해외 전문가들을 초빙해 국제 세미나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필자도 최근 몇 차례 미국과 일본 안보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최근 세종연구소에서 주최한 핵 전략 관련 세미나에는 미국에서 한국 핵정책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대변해온 학자들이 초청돼 활발한 논의를 벌였다.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 국무부 국제군축담당 특보를 지낸 경력에 걸맞게 한국이 독자적 핵무장을 추진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경우 국제사회 신뢰도가 저하되고, 한미 원자력협정 폐기
2022.12.28 11:49[김광진의 남산공방] 전략과 전술, 그리고 핵무기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에는 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다양한 사거리의 중단거리 미사일도 포함되고 있다. 중단거리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면 전술핵무기로 불리는데 북한은 이미 2021년 노동당 8차대회에서 김정은이 전술핵무기 개발 돌입을 직접 선언한 상태다. 한반도에서는 1991년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일방적 핵 군축 결정으로 주한미군 핵무기가 철수한 이래 전술핵무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북한은 전술핵무기 개발을 주장하고 있고, 우리 사회에서는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한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여기서 전술핵무기는 전략핵무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핵시대가 처음 개막했던 시점에서는 핵무기 종류 구분이 비교적 명확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은 서로의 충돌을 대규모 세계전쟁 과 유럽 등 지역적으로 한정된 제한전쟁 으로 구분하고 있었다. 그때 대규모 세계전쟁에 대비해서는 전략핵무기가 준비됐고, 미국은 유럽의 제한전쟁에서 소련의 대량 재
2022.12.23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