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B 기체, 러시아가 수습 땐 1급 군사기밀 유출 우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차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로 불리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B가 17일(현지시간) 지중해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기술 유출 우려에 미국과 영국 수습조가 긴급 투입됐다.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해군은 전날 F-35B 라이트닝 1대가 떨어진 지중해에 수습조를 긴급 투입했다.
이 전투기는 전날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통상적 훈련을 위해 이륙했다가 얼마 뒤 추락했다.
공군 조종사는 비상 탈출해 항모로 복귀했으나 기체는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안보동맹은 러시아가 최첨단 전략자산인 F-35의 기체를 건져가면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즉각 대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F-35 공군용은 F-35A, 수직 착륙이 가능한 해병대용은 F-35B, 날개를 접을 수 있어 항공모함 등에 탑재가능한 해군용은 F-35C로 불린다.
F-35는 감지되지 않고 적진에 침투할 수 있는 스텔스기로 1급 비밀에 해당하는 레이더와 센서를 갖추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추락기의 위치가 17일 오후 확인됐다며 기체를 끌어올릴 때까지 잠수조가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이 함께 진행하는 이 작전에는 잠수대원과 소형 잠수정이 다수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공군이나 항공모함이 해상에서 F-35B 추락 사고를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데일리메일은 이번 일 때문에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작하는 F-35의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전투기가 추락할 때 다른 세력의 적대적 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퇴임한 영국 해군 제독인 크리스 패리는 “조사에서 정확한 추락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엔진 고장 때문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기록을 보면 F-35B가 안전하지만 매우 험난한 해양 환경에서 작전하는 만큼 일부는 어떤 단계에서 사고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F-35를 24대 보유했으며, 91억 파운드(약 14조5000억원)를 주고 수년 안에 138대를 더 사들일 예정이다.
앞서 2018년에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F-35 추락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훈련 중이던 조종사는 비상탈출해 목숨을 구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센트로 해군항공기지에서는 F-35B가 급유수송기 KC-130J와 충돌한 사고도 있었다.
미국 국방부는 F-35에 대한 지난해 조사에서 전투체계 결함 276건을 발견했다.
과도한 기관포 진동, 가상현실 헬멧 오류, 수직 꼬리날개의 과열이나 조기 마모, 화재 취약성 등이 줄줄이 지적됐다.
미국 공군은 산소공급 문제를 조사하는 동안 운항을 중단했고, 미국 해병대도 컴퓨터 체계 결함 때문에 유사한 조처를 한 적이 있었다.
영국군의 F-35B는 전날 오전 10시 지중해에 추락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이날 영국군에 소속된 F-35B 1대가 추락했고, 조종사는 전투기가 추락하기 전에 탈출해 무사하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현재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추락한 F-35B는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에 탑재된 상태였으며, 한 대의 가치는 약 1억 파운드(약 1588억원)로 추정된다.
이 전투기의 공군용 버전인 F-35A는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됐다. 한국 정부는 2014년 3월 약 7조4000억원을 들여 F-35 40대를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32대가 국내에 도입됐고, 이달과 다음달 8대가 추가로 들어와 올해 안에 40대 도입이 완료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투기는 스텔스 기능을 갖춰 F-16과 F-15 등 한국 공군이 보유 중인 기존 전투기들이 4세대~4.5세대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에서 5세대 전투기로 불린다.
최대 속력 마하 1.8로 전투행동 반경은 1093㎞에 이르며 공대공미사일과 합동직격탄(JDAM),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 등의 무장을 갖출 수 있다.
우리 군은 F-35A 40대 보유에 이어 해병대용 F-35B 추가 수입 등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