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때이른 무더위 속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거세다. 지난해 활황세를 보이며 상승했던 각종 지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거래는 얼어붙었다. 하반기 이후 분양을 계획했던 건설사들도 시장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다.
18일 부동산인포가 조사한 전국 시세에 따르면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매매가 변동률은 올해 -0.15%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작년 같은 기간 0.81% 상승한 이후 6개월간 1.03%의 상승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하반기 2.97% 상승세를 보인 지방광역시도 올해 5월말까지 보합세를 기록 중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작년까지 지방에 공급이 몰려 당분간 하락세는 불가피하다”며 “부산 등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매매가는 마이너스를 보이겠지만, 수도권의 상승으로 전국은 보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방광역시는 부산과 울산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구(-1.21%)는 달성군(-1.54%)과 달서구(-1.44%)의 추락이 컸다. 각각 올해 1만 가구, 3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입주하면서 약세가 이어졌다. 광주는 4800가구가 입주하는 서구(-0.26%)가 매매가격을 끌어내렸다.
중부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구가 정체된 상황에서 공급이 과도했던 탓이다. 특히 청주는 올해 4600여 가구 등 매년 3000~5000가구가 입주하면서 소화불량이 걸린 상태다. 입주물량이 쏟아진 천안(-0.55%), 아산(-0.50%)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천안은 내년 이후에도 많은 입주가 예정돼 침체의 터널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반산업의 위축은 호남권과 경상권에 큰 타격을 입혔다. 구미, 경산, 포항, 창원 등은 지난해 플러스 변동률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제조업 등 대규모 기반산업이 위축되면서 모두 약세로 돌아섰다. 거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적체되는 물량은 우려를 더 깊게 한다. 구미는 내년까지 1만여 가구가 넘는 물량이 입주할 예정이다. 창원은 올해 3000여 가구에 이어 내년까지 1만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기반산업이 회복되지 않으면 일대 주택시장은 더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산업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심각한 인구유출을 막을 수 있지만, 분위기는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입주물량이 증가하는 내년 하반기 이후 매매ㆍ전세가격이 휘청이는 곳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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