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오너 금고지기들 연일 불러 조사
-1차 압수수색 때 신격호 자택ㆍ집무실 포함
-시작부터 비리 정점에 선 오너 일가 정조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롯데그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의 자금관리인들을 연일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로 구성된 롯데그룹 수사팀은 지난 12일부터 신 총괄회장의 전 비서 이일민(57) 전무와 신 회장의 자금을 관리한 류제돈(56) 전무 등 ‘금고지기’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롯데그룹의 핵심인 정책본부 산하 비서실 소속 임원이다.
여기에 1992년부터 신 총괄회장을 24년간 보좌하다 작년에 퇴직한 김성회(73) 전 비서실장까지 지난 15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수사 초기부터 오너 일가를 둘러싼 비자금 의혹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첫날부터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집무실은 물론 성북동과 평창동에 있는 자택까지 수색하며 오너 일가를 정조준했다. 기존 기업 수사가 일선 직원들부터 수사해 윗선으로 올라갔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정운호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도 지난 2일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아들 장모 씨 자택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는 등 롯데그룹 오너 일가를 최우선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이 여러 부서를 동시에 투입해 수사를 벌이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총수 일가를 상대로 하는 수사이지만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수사팀은 지난 10일 수사에 착수한 지 3일 만에 신 총괄회장의 금고 속 현금 30억원과 서류 뭉치를 확보했다. 롯데호텔 33층에 숨어 있던 비밀공간에서 상당량의 금전출납부와 통장도 찾아냈다. 모두 이 전무의 진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은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자금의 출처와 용처를 밝히기 위해 자금관리인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정책본부 임원들을 포함해 각 계열사 재무담당 실무자들을 불러 오너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캐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업 수사는 신속하게 끝나야 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혐의를 신속히 입증하고 수사를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총수를 비롯한 핵심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기업의 경영공백을 막고 직원들과 관계사를 위해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지난해 8개월간 진행한 포스코 비리 수사가 계열사 중간급 임원 10여명을 구속기소하는 데 그쳐 ‘먼지떨이식 수사’라는 비판이 나온 것을 이번 수사팀이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