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에 따른 부담으로 복지 재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국가 부채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에 한은의 발권력을 기대야 할 정도로 정부 부채의 증가 폭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가 국가 부채의 증가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ㆍ군인연금 충당부채를 포함한 광의의 국가부채는 전년 대비 5.9%(72조1000억원) 늘어난 1284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는 590조5000억원으로 2014년보다 10.7%(57조3000억원)나 증가했다.
600조에 이르는 국가채무는 중앙정부(556조5000억원)와 지방정부(34조원) 채무를 각각 더한 숫자다. 지난해 통계청 추계인구 5061만7045명으로 나눠 계산할 경우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166만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9%로, 전년보다 2.0%p 올랐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가채무의 GDP 대비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입장이지만,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인구구조를 감안할 때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하다간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줄 모르고 재정지출을 늘려 국가 빚이 크게 불어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내놓은 ‘한국경제보고서’에서 2050년이 되면 우리가 세계 세 번째로 노인 인구 비중이 많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고령화 관련 정부지출액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빠르게 늘어나 정부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가 신용등급이 현 수준보다 5단계가량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화 관련 정부지출액은 201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7.7%에서 2050년에는 17.8%로 35년간 10.1%p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S&P는 한국의 노인 부양률이 2015년 18%에서 2050년에는 65.8%로 일본(70.9%) 다음으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가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부채 증가폭이 빨라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정부 재정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명목 GDP가 1997∼2015년 연평균 3.2배 증가할 동안 국가채무는 9.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 작업에 착수했다. 이 자리에서 김성태 KDI 박사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 급격한 인구변화, 잠재성장률 둔화로 재정수입 증가세가 약화되고 복지 수요는 늘어나 중장기 재정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중장기 재정위험에 대비한 재정준칙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저성장기에 복지와 연금개혁으로 재정개혁을 이룬 스웨덴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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