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 아스펜의 한 식당에 흑곰이 출몰한 모습이 식당의 보안카메라에 포착됐다.[심스 식당 제공]
미국 콜로라도주 아스펜의 한 식당에 흑곰이 출몰한 모습이 식당의 보안카메라에 포착됐다.[심스 식당 제공]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일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계속 늘고 있는 곰 출몰로 고심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최근 곰 출몰 신고가 급증했다. 미국에서 곰 출현이 급증한 배경에는 가뭄과 인구 증가로 곰 먹이가 크게 줄었다는 사정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최소 15개 주(州)에서 곰 출몰 신고가 급증했다. 서부와 북동부, 남동부 등 미국 전역에서 지난해보다 곰 관련 신고가 크게 늘었는데, 특히 콜로라도주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곰 신고가 최대 200% 증가했다. 콜로라도 야생동물 당국은 올해 들어 이달까지 곰 관련 신고가 1만19건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의 3배를 넘은 것이고, 콜로라도의 연평균 신고 접수 건수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유타주에서는 도시에 출몰하는 곰에 대한 신고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곰 관련 신고는 대부분 단순 목격이나 조우 정도에 그친다. 곰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는 신고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곰들이 출몰하는 장소를 보면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곳들이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곰들이 침실 창문으로 기어들어 와 집 안을 휘젓기도 하고, 자동차 문을 열기도 한다. 식당과 소방서, 휴가용 숙소에도 들어가는 일도 속출했다. 코네티컷주 에너지·환경보호부의 곰 담당 수석 생물학자 제이슨 홀리에 따르면 올해 주택에 곰이 침입했다는 신고가 코네티컷에서 약 60여건 있었다.

미국에서 올해 곰 출몰이 급증한 이유로는 가뭄으로 인해 곰 먹이가 크게 줄어든 데다, 인구가 늘면서 곰 서식지와 가까운 지역까지 사람들이 자리 잡으면서 곰들이 사람 먹는 음식에 눈을 돌린 것으로 지목된다.

통상 곰과 만날 확률이 높은 시기는 곰들이 겨울 동면을 견디기 위해 대량의 먹이를 찾는 가을이다. 미국에는 약 45만마리의 아메리카흑곰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사람을 피하고 먹이를 찾을 때만 가까이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잡식 동물인 곰들이 사람의 음식을 먹다 보면 계속 인가까지 발을 뻗치며 사람이 먹는 음식을 찾게 된다고 전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곰 전문가그룹의 크리스 서빈은 WP에 사람의 쓰레기와 새 모이, 반려동물 사료 같은 고열량 음식은 모두 “곰에게 매력적인” 먹이라고 설명하면서 “곰이 사람의 음식을 먹는 데 성공하면 계속해서 그렇게 하며, 어미 곰은 이런 행동을 새끼들에게 가르친다”고 말했다.

코네티컷의 한 인가에 곰이 침입한 모습. 곰들은 침실 창문을 통해 집안에 난입해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먹기도 한다. [NBC 방송 갈무리]
코네티컷의 한 인가에 곰이 침입한 모습. 곰들은 침실 창문을 통해 집안에 난입해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먹기도 한다. [NBC 방송 갈무리]

무엇보다 환경 여건이 곰 먹이를 크게 줄였기 때문에 사람 음식으로까지 눈을 돌리게 됐다. 콜로라도, 몬태나, 뉴멕시코, 네바다, 유타, 워싱턴, 와이오밍,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테네시주는 가뭄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의 아메리카흑곰 담당 조정관 아르준 디어는 서부 일부 지역에서 적설량이 이례적으로 적었고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여건은 풀과 베리류, 과일, 도토리와 기타 견과·열매류 같은 자연 먹이를 줄일 수 있다”라며 “이 때문에 곰들은 동면 전 먹이를 찾아 더 멀리 돌아다니고 개발 지역 주변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동부에서는 사람과 곰의 개체수가 함께 늘었다는 것도 곰으로 인한 위험이 증가한 원인으로 설명했다. 인구가 늘면서 야생 지역에 더 가까운 곳에 주택과 사업체를 지으면서 사람들이 곰과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곰 출몰이 늘자 각 주마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와 뉴저지, 뉴욕은 최근 몇 년간 곰 사냥 기간을 연장했다. 플로리다주도 최근 곰 사냥을 다시 도입했다. 캘리포니아는 사냥꾼이 잡을 수 있는 곰의 수를 늘리기로 했다.

그레이트스모키산맥 국립공원 가장자리에 있는 테네시주의 개틀린버그는 지난 2023년 300만달러를 들여 곰이 열 수 없도록 설계된 쓰레기 수거함을 460개 이상 설치했다. 이후 곰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불법이라고 알리는 표지판도 곳곳에 세웠다. 그러나 여전히 국립공원을 찾는 관광객 중 곰 대처법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안내가 개틀린버그의 숙제가 되고 있다. 관광객 중에는 곰을 위험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이들에게 먹이를 주려는 이들도 있다고 전해진다.

테네시주 야생동물자원청의 아메리카흑곰 프로그램 부조정관 재넬 머서는 개틀린버그에 곰들이 열 수 없는 쓰레기 수거함을 설치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고 토로했다. 쓰레기에 접근하기 어려워지자, 곰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인가를 뒤지는 등 점점 더 대담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사람 13명 죽자 곰 1만4000마리 죽였다”…日 초유의 ‘곰과의 전쟁’[나우,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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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56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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