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12일째로 접어들고있는 침몰한 세월호의 실종자 수색에 나선 잠수사들이 구조작업을 하는 중 ‘잠수병’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실종자 수색 못지않게 잠수사들이 뜻하지 않은 잠수병으로 또 다른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잠수병은 깊은 바다에서 잠수사들이 압축된 공기를 마시는 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간 질소가 혈관 속을 떠돌아다니며 부풀어 올라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잠수를 반복하는 동안 미처 체외로 빠져나가지 못한 질소가 혈관 속에서 기포 상태로 피돌기를 방해하고, 그로 인해 마비와 구토 관절통 난청 등 이상 증상을 유발하며 심할경우에는 뇌경색ㆍ심근경색 등을 유발한다.

잠수병이 생기는 현상은 사이다에서 기포가 생기는 원리를 알면 이해가 빠르다. 사이다를 만들 때 병 속으로 이산화탄소를 강한 압력으로 밀어 넣고 나서 뚜껑을 닫는다. 그렇게 기압이 높아지면 기체가 액체 속으로 녹아들어 가는 비율이 높아져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사이다에 스며든다. 그러고 나서 다시 병 뚜껑을 따면, 높았던 기압이 한 번에 풀리면서 사이다에 녹아들었던 이산화탄소가 기포 형태로 쏟아져 나오게 된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 수심 10m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올라간다. 우리가 숨 쉬는 지면의 공기가 1기압이면, 바다 속 10m는 2기압이 된다. 지금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 속은 수심이 약 37m정도면 4기압 이상의 압력을 받는 셈이다. 잠수부가 숨쉬기 위해 들고 간 공기통에는 일반 공기처럼 산소가 21%, 질소가 78%로 채워져 있는데 이처럼 기압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기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소가 몸의 혈액 속으로 과도하게 녹아들어 간다. 그러다 바다 위로 나오면 기압이 다시 낮아져 혈액 속의 질소가 기포 형태로 배출된다. 혈액 속의 과도한 질소 기포는 혈관을 따라 몸 전체를 돌아다닌다. 소량의 기포는 폐순환을 할 때 호흡을 통해 배출되지만, 엄청난 양의 기포는 덩어리를 지어 혈관을 막아버린다. 뇌로 가서 뇌혈관이 기포로 꽉 차면 혈액이 들어가지 못해 뇌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심장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되는 거고, 기포가 피부 혈관을 막으면 피부가 대리석처럼 딱딱하게 굳기도 한다.

잠수의학 전문가인 한양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동원 교수는 “해녀처럼 바다 속 활동이 직업인 경우는 경증의 잠수병이 만성적으로 와서 관절염을 일으킨다”며 “바다 밑으로 깊게 들어갈수록, 그곳에서 오래 있을수록, 빨리 바다 위로 빠져나올수록 잠수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다 밑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 천천히 나와야 한다. 기압이 점점 낮아지는 환경에 우리 몸이 충분히 적응을 하면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스쿠버 다이버가 수심 10m에서 20~30분 있다가 나올 때는 수심 5m 위치에서 5분 정도 머물러 있다가 나온다. 만약 수심 100m 깊이까지 내려갔다면 바다 위로 나오는 데 반나절이나 하루가 걸려야 잠수병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