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수명은 길어졌는데 은퇴는 빨라졌다.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 등의 이름으로 평생고용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가족을 부양하자니 어떤 형태로든 일은 해야 한다.
상당수의 중고령자는 직장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노동시장에 남아 고용과 실업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3명 중 한명은 임시ㆍ일용직 등 근로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50~64세 사이의 중고령자 1474명을 대상으로 2008년과 2012년도의 경제ㆍ건강상태·삶의 만족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임시직과 일용직은 각각 14.8%, 13.3%로 전체의 28.1%를 차지했다. 자영업자가 31.1%, 무급가족종사자가 15.1% 였으며, 상용직은 21%로 집계됐다.
강은나 보건사회연구원 장기요양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업에서 평균 정년 퇴직연령은 약 54.1세지만 실질 은퇴연령은 71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50대 초중반에 생애 주직장에서 은퇴해도 70세 전후까지 어떤 형태로든 근로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고령층 내에서도 연령이 높아질 수록 안정적인 상용직의 비중은 줄고, 자영업이나 무급가족 종사자가 많아졌다.
50~54세 그룹의 상용직 비율은 26.4%이나 60~64세는 13.1%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또 50~54세의 자영업과 무급가족종사자 비율은 각각 25.5%, 12.4%지만, 60~64세에서는 40.1%와 18.5%로 높아진다.
은퇴전환기 중고령자의 약 57%는 동일한 고용형태를 유지했지만 나머지 43% 정도는 종사상의 지위가 변경된 이직이나 퇴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 중고령자의 월평균 소득과 지출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8년보다 2012년의 소득과 지출 모두 증가한 가운데 소득보다 지출의 증가폭이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처분소득은 2008년 313만8000원에서 2012년 348만9000원으로 11.2% 증가했다. 생활비 총 지출액은 같은 기간 283만8000원에서 329만5000원으로 16.1% 늘었다.
강 연구위원은 “생애주직장에서의 퇴직과 노년기에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상실로부터 안정적이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노후설계서비스의 활성화가 요구된다”며 “중년기 이전부터 인생 이모작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와 기간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